국내 첫 환경분쟁 관련 책 펴낸<br>서울중앙지법 손윤하 부장판사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됐지만 기쁜 마음보다는 두려운 마음이 앞섭니다” 국내 최초의 환경침해 관련 서적인 ‘환경침해와 민사소송’을 낸 서울중앙지법
손윤하 부장판사(50ㆍ사진)는 출간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집필 동기를 “워낙 쉽지 않은 작업이라 책 집필을 중도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환경 분쟁 관련해 재판부마다 입장이 다른 경우가 있어 정리할 필요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약 6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분량으로 일조ㆍ조망, 소음, 하천 등 분야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그러나 딱딱한 법률서라기보단 실제 손 판사가 지난 4년간 환경전담 재판부 부장판사로서 다뤘던 사건을 중심으로 설명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다.
손 판사가 ‘두려움’을 먼저 언급한 이유는 ‘눈내린 길을 처음 가는 사람’의 심정 때문이다.
그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일조ㆍ조망권은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독 부각되고 있는 환경 분쟁이어서 외국의 선례조차 찾기 힘들 정도였다”고 저술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손 판사가 그동안 내린 환경분쟁 관련 판결 역시 ‘최초’가 많다. 공항 주변 소음 관련 소송, 한강조망권 관련 소송 등에 대한 그의 판결은 모두 그 분야에서 국내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손 판사는 도시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생기는 일조ㆍ조망권련 분쟁에서 전문 판사로 명성이 높다.
그러나 그는 일조ㆍ조망권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들어 일조ㆍ조망권 침해 관련 소송이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일조ㆍ조망권 침해는 도시가 고밀도로 개발되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 판사는 “과도하게 이 권리를 보호할 경우 개발비용이 증가돼 후손들에게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법에 의한 권리와 요구나 주장에 의해 부각된 권리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이 앞으로 법조인과 관련 분야에서 종사하는 일반인들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게 그의 작은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