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8000만원 흑자가 며칠새 7억 적자로

회계감사 이후 실적 정정공시 잇따라


"8,000만원 흑자에서 7억원 적자로 바뀌었다고요?" 코스닥 상장 종목인 크린앤사이언스의 투자자 A씨는 지난 8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자동차 여과지 제조기업 크린앤사이언스는 지난달 28일 지난해 순이익 8,118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지만 회계법인의 감사결과 6억7,150만원 적자로 확인됐다고 8일 공시했다. 지난해 실적발표를 마친 코스닥상장법인들이 회계법인의 감사 이후 정정공시를 통해 실적을 수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정정공시를 낸 동일철강은 외부감사 결과 영업이익이 당초 회사 측 집계치인 29억원의 '반토막' 수준인 14억원으로 수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도 278.5%에서 186.7%로 현저히 줄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실리콘화일도 순익이 5억원 이상 줄었고 10일 실적을 정정한 행남자기는 순손실이 당초 예상치인 9억676만원에서 10억919만원으로 손실 규모가 12.8% 더 커졌다. 일반적으로 상장법인들은 연초가 되면 전년도의 실적을 결산해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1년의 성적표인 만큼 투자자와 각 증권사들의 관심이 높고 실제로 일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들의 경우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계 감사를 통해 확인된 실적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미미한 조정에 그치지만 큰 폭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해당 코스닥업체들은 "회계법인들이 특정 수익을 영업이익으로 인정해주지 않거나 법인세 등을 계상할 때 회사와 다른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라며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 측 추정치와 감사를 통해 확인된 실적간에 차이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회사 측의 장밋빛 실적을 믿고 투자했다가 나중에 회계법인의 감사결과가 나온 뒤 주가 급락으로 낭패를 보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실적 왜곡에 따른 투자자 피해가 반발하자 한국거래소(KRX)도 개선방안 마련에 나섰다. 코스닥시장본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업보고서가 마감되면 실적 정정치가 큰 기업들의 사례를 모아 분석할 계획"이라며 "감사 전 회사 잠정실적을 낼 때 좀 더 정확히 집계하고 정정공시에서 사유를 자세하게 기재하도록 하는 등 개선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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