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과유불급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다. 일찍이 아담 스미스가 말했듯이 자본주의는 자기 이익을 추구한 결과가 사회경제적인 이익으로 연결되는, 즉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욕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하게 된다. 욕심은 무엇인가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자세이기 때문에 욕심이 없는 사람은 목표나 목적의식이 불분명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욕심이 지나친 것을 우리는 과욕이라고 부른다. 과욕이란 달성하기 어렵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얻으려는 마음가짐이다. 보통 과욕은 설정된 목표가 너무 높거나 그 사람이 처한 현재의 위상을 잘못 판단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이 가진 욕심이나 의욕이 과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처한 현실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 만일 욕심이 없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될까. 자급자족적 공동체 사회일 경우 그 사회는 평화로운 사회가 될 수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의 과제는 욕심을 억제하거나 표출되지 못하도록 하는 억압된 사회가 아니라 적절한 욕심이 표출되고 그 달성의 길이 보이는 열린 사회를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욕심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우리의 기업경영 및 자본시장 그리고 국가 경제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특히 주식시장을 필두로 하는 자본시장의 경우 시장 참여자 모두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활동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더 많은 부를 성취하기 위한 것이며, 이러한 욕심이 없다면 자본시장은 기능할 수 없다. 아울러 이 자본시장의 투자 대상이 되는 기업이 이윤 확대, 성장의 욕심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기업이 아니며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결국 투자란 인간의 욕심을 표현한 것이며, 이러한 욕심이 없다면 자본시장과 자본주의의 발전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자본시장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현상 중 하나가 투기이다. 투기는 욕심이란 관점에서 볼 때 일종의 과욕이다. 조급하게 한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고 하는 자세, 현실과 동떨어진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자세가 투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과욕이 실망과 의욕상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볼 때 결국 우리 사회가 건전한 발전의 원동력을 보유하고, 활력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투기 심리를 억제하면서 건전한 욕심이 발휘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욕심이 창의성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과욕과 탐욕의 이전투구로 이어질 지는 그 사회가 인간의 욕심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가 아니면 통제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인간의 욕심을 통제하는 것은 최소한으로 한정돼야 하며, 오히려 욕심을 발현하고, 이룰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열린 사회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욕심을 부정하고, 이를 통제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 사회의 창의성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의욕을 꺾어 우리 사회 발전의 원동력을 없애 버린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김용규(동원증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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