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갑부들이 상속세 폐지에 반대하는 운동을 2년 만에 또다시 전개하고 있어 화제다.
2년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감세안의 하나로 상속세 폐지 법안을 마련할 당시 처음 시작됐던 이 운동은 최근 미 정부가 경기부양책 차원에서 세금감면 확대를 추진하자 `부(富)의 불균형 완화`라는 대의를 앞세워 다시 한번 거세게 불 붙고 있는 것.
상속세 폐지 반대 청원에 서명한 인사들 중에는 록펠러 및 루스벨트 가(家) 사람들과 언론재벌 테드 터너, 국제투자가 조지 소로스와 워렌 버핏, 그리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부친인 윌리엄 H. 게이츠 2세 등이 포함돼 있으며 영화배우 폴 뉴먼도 그중 하나다. 이들의 기본 인식은 상속세가 경제적 불균형을 완화하고 부를 상속 받은 사람들의 `귀족 계급화`를 막는 수단이라는 것.
소로스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세상에 살고 있고 이것은 우리 사회의 건강에 유익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상속세의 폐지는 이 같은 경향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세금은 죽음과 마찬가지로 유쾌하지 못한 현실이지만 세금이나 죽음을 폐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