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급락 배경ㆍ전망] 전쟁악재 증시강타 “팔고보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증시가 다시 불안 국면을 맞고있다. 이라크전쟁은 위기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북핵 문제와 SK사태, 카드채 부실 우려감 등 증시를 둘러싼 악재들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복합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개전이 예상되는 이번 주 중반까지는 증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쟁이 단기에 그칠 경우 오히려 증시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개인투자가들과 외국인ㆍ기관(프로그램 제외한 매매)의 주요 3대 매매주체가 모두 매도에 나선 것도 이러한 심리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이라크전쟁의 경우를 보더라도 개전전에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였던 점도 당장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라크전쟁에 따른 주가 충격이 마무리되는 지의 여부는 국제유가와 금값의 안정여부로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쟁 카운트다운, 허약한 증시 강타=이날 주가 급락은 이라크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간게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일 미국ㆍ영국ㆍ스페인 3국 정상이 사실상 안보리 2차 결의안을 포기하고 24시간안에 선전포고를 할 뜻을 밝힌 것이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주말을 넘기고 처음 개장한 아시아 증시가 동반하락한 것도 이러한 배경을 설명해준다. 전쟁 시그널 역할을 하는 국제유가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배럴당 36달러를 넘어섰고, 지난 주말 33달러선으로 후퇴했던 국제유가 역시 37달러에 육박했다. 금값도 온스당 1.4% 오른 340선달러까지 상승했다. 유승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는 개전시점까는 상승세를 보일 것을 예상된다”며 “단기적인 유가상승 충격이 개전시점에 극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투자주체 매도공세=수급여건에서도 자사주와 프로그램 매수세를 제외하면 3대 투자주체가 매도행진에 가세한 점도 주가하락을 부추긴 요인이 됐다. 지난 주말 매도고삐를 다소 늦추던 외국인은 이날 다시 600여억원 어치의 매물을 쏟아냈고 기관투자가들 역시 표면상 70여억원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매를 차감하면 사실상 매도우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사흘째 순매수 행진을 벌였던 개인투자가까지 사실상 투매에 나서면서 3대 매매주체가 모두 순매도하는 매도경쟁(?)이 하락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성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프로그램 매매 등 기계적인 매수세만 유입됐을 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일단 주식을 팔고보자는 심리가 앞섰다”고 말했다. ◇500선 일시 붕괴 가능성 대비해야=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500선이 붕괴될 가능성이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전이 다가오면서 공황심리가 극에 달하면 일시적으로 500선이 붕괴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500선에서 바닥이 형성되느냐의 여부. 전문가들은 500선이 붕괴되고 개전하면 유가하락과 함께 급락하던 주가도 반등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개전하면 원유에 투자했던 투기자금이 빠져나가고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등 수준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채 부실문제와 북핵문제 등이 여전히 국내 증시만의 악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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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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