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쇼핑몰 사기분양 심각하다

지난해 말 서울 서대문 근처의 한 식당에서 동대문의 C쇼핑몰 분양 업체 관계자들을 중앙일간지 관련 기자들과 함께 만났다. 그 관계자들은 당시 중국 상인들 3,000여명을 입점시켜 동대문 상권에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열변을 토했다. 중국 상인들이 이미 국내시장 조사를 마쳤고 중국 정부와도 교감이 이뤄져 꼭 성공할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기자는 낮은 분양률, 통역 및 판매사원 수급 문제 등을 거론하며 다소 어려운 질문을 연이어 던졌다. 관계자의 대답은 두루뭉실했고 의문은 명쾌하게 해소되지 못했다. 1년가량 재래시장 및 쇼핑몰을 담당하면서 분양 사기로 인해 고통을 겪었던 ‘굿모닝시티’의 3,000여 분양자들과 상인들을 지켜봐왔던 기자는 그 관계자를 신뢰할 수 없었다. 다음날 일부 일간지에 관련 기사가 실렸지만 기자는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기사화하지 않았다. 그 쇼핑몰은 결국 최근 사고가 나고 말았다. 당초 지난 3월 문을 열 예정이었던 이 쇼핑몰은 아직까지 오픈하지 못했고 중국 상인 유치는 물거품이 된 지 오래다. 9일 상가분양피해자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분양 피해 점포는 330여곳이며 피해액은 150억∼180억원으로 추정된다. 피해자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분양 대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형국이다. 이외에도 최근 오픈한 불광동의 P쇼핑몰의 시행 업체 K대표는 올해 초 회사 명의의 계좌에서 185억원 상당을 빼내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최근에는 동대문 유력상가의 대표에 대한 검찰 내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도 들린다. “과연 믿고 투자할 만한 쇼핑몰이 과연 있기나 한 걸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쇼핑몰 분양시장은 사기와 암투가 판을 치고 있다. 쇼핑몰 사기분양은 평생을 힘들게 일하며 모은 돈으로 어엿한 건물 안에 ‘내 가게’하나를 마련하려는 서민들의 꿈을 송두리째 짓밟는 행위다. 사기분양으로 인한 서민들의 깊은 절망은 때로는 자살로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굿모닝 사태’를 통해 이미 경험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쇼핑몰 사기분양 음모를 꾸미는 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대들이 꾸미는 사기분양은 단순 경제범죄가 아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살인행위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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