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에서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20일 미국 자동차 전문 컨설팅회사인 오토퍼시픽이 발표한 자동차만족도조사(VSA)에서 ‘2009년 최고로 급부상한 메이커(rising star)’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현대차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각각 준럭셔리ㆍ프리미엄 중형차 부문 최우수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앞서 기아차의 쏘울은 지난 14일 미국 최대 방송사인 MSNBC의 투데이쇼와 미국 USA투데이에서 ‘가장 똑똑한 소형차’ ‘베스트셀러 카’라는 극찬을 받았다. 현대ㆍ기아차는 올 들어서만 미국시장에서 총 30차례나 찬사를 받았다. 미국의 유력 자동차 구매 가이드 책자인 ‘카북’에서 8개 차종이 ‘최우수 추천 차종’에 선정됐고 현대ㆍ기아차가 4년에 걸쳐 개발한 8기통 타우 엔진은 미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올해 10대 최고 엔진상을 받았다. 현대차 제네시스에 대한 호평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 초 세계 최대 모터쇼인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비롯, 뉴욕타임스 계열 어바웃닷컴(About.com)에서 발표한 ‘2009 최고의 신차(Best New Cars of 2009)’, 자동차 평가 사이트인 ‘카스닷컴(Cars.com)’의 ‘2009 카스닷컴 북미 올해의 차(2009 Cars.com New Car of the Year)’에 포함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호평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통한 판매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ㆍ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5.3%에서 올 4월 평균 7.4%까지 껑충 뛰었다. 지난달에는 일본의 대중차 브랜드 닛산을 제치고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6위(7.3%)에 올랐다.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4.1% 줄었지만 미국시장 전체 판매량이 37.4% 축소된 데 비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제네시스 역시 지난해 평균 881대가 팔렸지만 올 들어서는 월평균 1,240대씩 판매되고 있다. 특히 4월에는 1,470대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현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상된 품질에 힘입어 각종 매체로부터 끊임없이 호평을 받고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린 것이 최근 불황 속 선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ㆍ기아차가 경기불황 속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새롭게 부상한 것은 품질 경쟁력, 환율효과, 공격적인 마케팅 등 3박자가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가급등으로 주목 받는 소형차의 품질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데다 지난해 말부터 고공행진을 벌이던 원ㆍ달러 환율에 따른 수익으로 판매증대를 위한 마케팅에 주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올 1ㆍ4분기 해외시장 개척비로 각각 2,000억원씩을 쏟아 부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거의 10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현대ㆍ기아차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를 기회로 바꾼 최대 수혜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과거 현대ㆍ기아차는 유가가 고공행진을 할 때마다 기름을 덜 먹는 소형차를 내세워 네 차례 급성장의 기회를 잡았다. 1998년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2001년 9ㆍ11테러, 2003년 이라크 전쟁 발발, 지난해 석유 값 폭등 등 매번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은 “현대차가 품질을 강조하면서 미국시장 구매자들이 오래된 도요타를 대신할 차를 찾다가 구매 리스트에 현대차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