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전세난 심화…반전세 非강남권으로 확산

재계약 앞둔 주택 중심으로 월세 요구 잇따라<br>물량 쟁탈전에 입주 임박 새 아파트서도 등장

강남권 아파트 전세난에서 비롯된 '반전세' 현상이 서울 강북·경기 등 비(非)강남권으로도 번져가고 있다. 전셋값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분당신도시 전경. /사진=서울경제DB


서울 중계동의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 최모(33)씨는 오는 3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 2년전부터 69㎡형(이하 공급면적 기준)을 1억2,000만원에 전세로 살고 있지만 최근 전세가가 2,000만원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집주인은 2,000만원을 올려 받는 대신 매달 10만원씩 월세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세값 상승분만큼 매달 임대료를 받는 일종의 '반(半)전세'인 셈이다. 이 달 안에 다른 집을 구하지 못하면 꼬박꼬박 월세를 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서울 강남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반전세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세 재계약을 앞둔 주택을 중심으로 일부 월세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은 비(非) 강남지역의 전세값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9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분당 아파트 전세값은 전 주 대비 0.8%나 뛰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광진구(0.7%), 성동구(0.5%), 관악구(0.5%) 등도 각각 0.3~0.4%씩 상승한 강남ㆍ송파ㆍ서초 등 강남3구보다 오름폭이 더 컸다. 분당 정자동 H공인 관계자는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해 분당으로 내려오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매물이 부족하고 이에 따라 전세값이 급등하고 있다"며 "2009년 대비 수천만원씩 오른 전세값을 감당하기 힘든 재계약자 입장에서는 반전세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입주를 앞두고 전세물량 '쟁탈전'이 빚어지고 있는 새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보통 입주가 임박한 아파트에서는 전세로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이 많아 월세 물량이 적은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추세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L공인 관계자는 "오는 2월 입주를 앞둔 '공덕래미안5차'의 경우 전세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세가격을 약간 낮추더라도 매달 20만~30만원 정도 월세를 받을 수 없는지 물어오는 집주인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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