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휴대폰 폐쇄몰 다시 기승… 개인정보 유출 또다른 사각지대

보조금 대란 후 "제값주면 억울" 폐쇄몰 기웃

가격 파괴·단속 이유로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실제 싸지도 않고 먹튀 사례 많아 접속 주의를

가격파괴를 내세워 개인정보를 빼가는 '휴대폰 폐쇄몰'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폐쇄몰로 유도하는 휴대폰 문자메시지(왼쪽)와 과다 정보를 요구하는 폐쇄몰 홈페이지.


# 30대 초반의 회사원 김현태씨. '1·23 보조금 대란' 때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못 산 것이 못내 아쉽다. 밤늦게 '긴급 최신 스마트폰 공짜'라는 문자를 받았다. 법인 물량을 엄선된 회원에게 저가에 준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신분증을 사진으로 찍어서 어렵게 회원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사이트는 텅 비어 있었다. 개인정보만 털렸다.

# 20대 대학생 차대원씨. 친구로부터 '스마트폰 폐쇄몰'을 소개 받았다. 신분증과 학생증 등 각종 정보를 입력한 후 스마트폰을 받으러 약속장소에 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매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1월23일 휴대폰 보조금 대란으로 아이폰S5·갤럭시노트3 등 최신 제품이 공짜폰이 된 후 '휴대폰 폐쇄몰'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을 제값 주고는 억울해서 못 산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폐쇄몰로 발길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문제는 가격파괴를 내건 폐쇄몰이 보조금 단속과 폰파라치 등을 이유로 이중 삼중의 개인정보를 요구해 소비자들의 2차, 3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과다 보조금을 주는 폐쇄몰 자체가 불법인데다 대부분 개인정보를 뺏거나 공동구매 사이트로 유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폐쇄몰 자체에 접속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역대 최악의 보조금 대란으로 꼽히는 지난달 23일 이후 휴대폰을 저가에 판매한다는 폐쇄몰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폐쇄몰은 회원 가입자에게만 카페 쪽지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접근을 허용한다. 지난해 갤럭시S3가 17만원에 팔릴 때도 폐쇄몰이 주목을 받는 등 과다 보조금이 뿌려질 때마다 문제가 재발한다. 1·23대란 이후 인터넷에 폐쇄몰 좌표(온라인 주소)를 물어보는 게시글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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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그러나 폐쇄몰이 물건이 없거나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가입하기 전까지는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모른다는 점을 악용한다. 소비자들에게 학생증·주민등록번호·사업등록증 등 각종 정보만 입력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피해를 본 소비자는 "폐쇄몰은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줄 것 같은 확신을 준다"며 "하지만 막상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회원으로 가입해도 일반 온라인 매장보다 조건이 못하다"고 불평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등으로 각종 정보를 받은 후 "방송통신위원회 제재 때문에 조사가 있어서 개통을 철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사라지는 경우가 잦아졌다.

더 큰 문제는 보조금 단속과 파파라치를 내세워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규제를 피한다는 명분으로 가입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더 많은 정보를 받는다. "각종 신고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입승인제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대고 "신고하면 제공한 개인정보로 끝까지 쫓아가 손해배상을 받아내겠다"는 협박까지 한다. 개인정보를 악용한 2차, 3차 피해가 우려되는 점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 유혹에 개인정보를 통째로 내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폐쇄몰이 음성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며 "이통사나 제조사가 과다하게 보조금을 주고 휴대폰을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지만 개인정보만 얻거나 돈만 받는 폐쇄몰은 보조금 문제가 아니라 사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폐쇄몰을 이용하는 것은 길을 가다가 잘 모르는 사람에게 신분증을 맡기는 것과 같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폐쇄몰=특정 회사가 임직원의 복지를 위해 만든 쇼핑몰로 법인 물량 스마트폰을 특가에 저렴하게 판매한다. 최근에는 음성적으로 회원을 모집해 불법으로 과다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불법 사이트를 말하는 뜻으로 변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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