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저가항공시장 판도 새로 짠다

이스타, 티웨이항공 인수 유력<br>매출규모 2300억… 업계 선두권 도약 가능<br>'알짜' 김포~대만 쑹산 등 국제노선도 8개로<br>"적자 여전… 인수시너지효과 미지수" 시각도


이스타항공의 티웨이항공 인수가 유력해지면서 저비용항공시장의 판도가 새롭게 짜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티웨이항공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이스타항공을 비롯한 총 6곳이 참여했다. 애초 예금보험공사가 티웨이항공 지분을 최대 82.1% 매각한다고 밝힌 이후 대명엔터프라이즈ㆍ제주항공 등이 인수에 관심을 표한 바 있지만 이후 검토 과정에서 대부분 수익성을 이유로 인수의사를 거뒀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제주항공이 마감 당일 오후까지 회의를 열며 막판까지 인수를 검토했지만 결국 입찰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현재 예비입찰 참여업체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꼽히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측도 "같은 항공사라는 점에서 평가에 가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스타의 티웨이 인수 추진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데다 유동성 문제로 매각설까지 흘러나왔던 만큼 다른 업체를 인수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티웨이 항공을 인수할 경우 규모의 경제, 운영합리화, 국제노선 다각화 등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예비입찰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수에 드는 실제 현금은 최대 3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며 이 경우 자금 마련에 어려움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타항공이 티웨이항공을 인수할 경우 매출규모가 지난해 기준 약 2,300억원이 되며 단숨에 LCC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 LCC 최대 매출은 제주항공이 올린 2,560억원이었다. 국제노선 수도 6개로 확대된다. 연내 운항예정 국제노선을 합치면 8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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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스타항공이 티웨이를 인수하면 23일 국토부로부터 배정받은 김포~대만 쑹산 노선을 독차지할 수 있게 된다. 김포~쑹산 노선은 최소 80% 이상의 탑승률이 보장된 알짜 노선으로 국내 7개 항공사가 모두 운수권 확보에 뛰어들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운수권은 결국 이스타항공이 주3회, 티웨이항공이 주4회 등 두 업체가 차지한 상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포~쑹산 노선은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 추가 경쟁자 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말 그대로 황금노선"이라며 "실제 쑹산 노선 운수권 때문에 오른 티웨이의 가치만도 1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각각 150억원, 9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경영안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인수효과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쑹산 노선 역시 황금 시간대를 이미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항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국제 노선이 2개 불과해 인수가 무산될 경우 독자적으로는 단기간에 흑자로 돌아서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 이라며 "이스타항공이 인수하더라도 이후 쑹산 노선을 무기로 합병법인 자체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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