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시 무상급식 등으로 촉발된 최근의 복지 논쟁과 관련해 "나라곳간을 주인 없는 공유지 취급해 계획 없이 풀을 뜯기는 것"에 비유하면서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윤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복지정책은 원칙과 규율이 있어야 지속될 수 있다"며 복지에 대한 재정의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복지) 포퓰리즘적 주장은 결국 서민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 소를 끌고 나와 계획 없이 풀을 뜯기면 초지가 황폐해지는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한다"며 "정치권이든 국민이든 나라곳간을 공유지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새해 연설에서 밝힌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의 뜻과 같은 것으로 민주당 등 야당이 주장하는 복지정책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많은 나라의 예가 보여주듯이 복지 포퓰리즘은 재정위기를 초래해 국가의 장래는 물론 복지 그 자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정책과 관련, 윤 장관은 "올해 세계경제는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고 유럽 재정불안, 국제원자재 가격상승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경기회복 흐름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거시정책을 경기ㆍ물가 흐름을 감안해 유연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총량관리를 강화하고 한계기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저축은행 등 금융시장 잠재불안요인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라고 밝히며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물가정책에 대해 윤 장관은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임금상승 등 불안요인이 많은 상황"이라며 "농산물 수급안정, 유통구조 개선 등 구조적 노력과 함께 물가 불안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과 관련, 윤 장관은 "취업 인프라 확충과 유연한 고용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수산업ㆍ중소기업ㆍ서비스업ㆍ비정규직 등 취약 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공정경쟁을 통한 제도개선을 꾸준히 해나갈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