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독불장군(獨不將軍)

박봉규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로터리] 독불장군(獨不將軍) 박봉규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박봉규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소설가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한 국가가 유지 발전함에 있어서 사회적 인프라와 시스템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한다. 로마가 천년 역사를 자랑하게 된 이유를 한 두가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도로ㆍ상하수도와 같은 물리적 인프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회 복지제도와 같은 무형의 인프라, 정치 및 사회를 유지한 제도적 장치의 조화와 발전이 천년 번영의 밑바탕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람에 따라 능력의 차이가 있고 어떤 분야에서든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가 있을 수 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보듯이 우리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살리에르는 자신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천재인 모차르트에게 필적할 수는 없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개인의 타고난 능력이 돋보이는 경우는 예술이나 학문과 같이 개인본위의 활동인 분야가 대부분이다. 사회와 국가가 번창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사회적 시스템으로 엮어주지 않으면 큰 힘을 발할 수 없다. 로마의 장군들은 개개인의 자질에서는 한니발에 미치지 못했고, 그에 따라 카르타고군이 15년간이나 로마제국을 휘젓고 다니는 것을 참고 지켜 볼 수밖에 없었으나 종국적으로 로마를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승자로 만든 것은 다름아닌 로마의 시스템과 사회 역량이었다. 과거에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해 역사의 발전에 개인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오늘보다는 컸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된 세상이다. 뛰어난 역량을 지닌 개인은 사회를 선도할 수 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인 법이다. 독불장군이 성공할 수 없다. 정치ㆍ경제ㆍ사회의 모든 면에서 개개인의 다양한 자질과 능력을 엮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해줄 수 있는 시스템, 사람이 바뀌어도 일관성 있게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적 장치가 없이는 선진국이 되기 어렵다. 선ㆍ후진국을 막론하고 전세계의 모든 나라가 자기에게 알맞은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도 하루바삐 사회ㆍ경제적 시스템을 재정비해 로마가 카르타고의 위협을 극복했듯 21세기의 변화와 도전을 극복해 나가야 할 때이다. 입력시간 : 2004-09-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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