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세계 금융중심지인 뉴욕 월가에 도전장을 냈다. 하버드대 강연차 미국을 방문한 박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상대가 피델리티가 됐건 누가 됐건 이머징마켓을 미국보다 더 잘 아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며 미국 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 보스턴에 소재한 피델리티는 해외 금융회사로는 한국물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박 회장은 "펀드 판매를 맡아줄 현지 파트너와 제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30명 수준의 증권 및 자산운용 부문 뉴욕 현지법인 인력을 100명 이상으로 늘리고 중국 진출의 거점인 홍콩과 미국의 사업 부문을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지난 2008년 뉴욕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미국시장 공략을 준비해왔다. 박 회장은 "투자은행(IB) 업무는 한국이 뒤지지만 자문운용 부문에서는 '월가에서 배울 것이 있고 리스크 관리가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외환위기 때 월가 은행과 계약서에 사인 한번 잘못해 한국 금융회사가 크게 당한 적이 있다"며 "(월가가 만든) 복잡한 금융상품을 선진 금융기법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복잡하다는 것은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것"이라며 "만약 미래에셋이 (고위험ㆍ고수익을 추구한) 월가처럼 했다면 펀드 10조원어치를 팔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시장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좋겠다. 오를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을 아끼면서도 "많이 올랐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중국 자산버블과 관련해 "한국에도 수없이 위기가 있었고 중국이라고 예외가 되겠느냐"면서도 "중국은 상당히 강해지고 있으며 만약 사고가 나지 않고 몇 년을 간다면 굉장히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