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에 1조4,000억원의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대주주가 된 론스타가 `단돈(?) 1억5,000만원` 때문에 특혜시비에 휘말렸다.
외환은행 노사는 지난 99년 노조자립기금 마련을 돕는 차원에서 외환은행 본ㆍ지점이 자체적으로 가입하는 화재보험, 금융기관종합보험 등을 노동조합이 중개하기로 합의 했다. 이를 통해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해 약 1억5,000만원의 중개수수료를 받아 노조자립기금으로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노사합의를 통해 노조쪽에 배정된 보험중개권을 론스타가 일방적으로 외국계 중개회사인 에이온(Aon)에 배정하면서 말썽이 생겼다. 외화은행 노조는 “대주주가 특정 보험중개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에 대해 은행의 경영진들이 말 한 마디 못했다”며 “대주주의 횡포이자 임원들의 직무유기”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에이온은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보험중개회사로, 론스타와는 오래 전부터 교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지난 99년 노사합의를 통해 얻은 독점 보험중개권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며 “은행의 이익을 위해 에이온과 노조가 보험중개권을 두고 경쟁입찰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외환은행 측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 고위관계자는 “은행의 보험중개권 같은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은행경영진이 대주주에 항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