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금융자본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한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04년 기업결합 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국내에서 이뤄진 기업결합 건수는 746건을 기록했다. 건수로는 전년보다 27.2%, 금액으로도 16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18.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기업 인수가 125건으로 전년보다 21.4%나 늘어났다. 액수로는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등 대규모 결합이 잇따라 전년보다 80%나 늘어난 6조3,000억원에 달했다.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결합 규모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9년 8조7,000억원을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이다 2003년 3조5,000억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98년, 99년에 정점에 달했다”며 “지난해의 경우 대형 외국계 자본의 한국진출이 늘어나면서 국내기업 인수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금융 분야의 결합이 지난해보다 59%나 늘어난 1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정보ㆍ통신ㆍ방송 120건 ▦기계ㆍ금속 92건 ▦도소매ㆍ유통 73건 ▦전기ㆍ전자 70건 ▦건설 53건 등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서로 다른 업종간 혼합결합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계열사간 결합보다 비계열사간 결합비중이 더 높아 대기업들이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결합수단으로는 주식취득이 전체의 35.1%에 달했으며 임원겸임(31.5%)과 합병(13.8%)에 의한 결합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해 금액을 기준으로 최대규모의 기업결합은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로 3조680억원 규모였다. 삼성전자와 S-LCD홀딩스의 S-LCD 기업결합이 각각 1조49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