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악상황 면했다" 진정기대

■ 이틀째 폭락 뉴욕증시 표정주무장관 오닐재무 외유에 비난 쏟아져 월요일이었던 22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8,000포인트, 나스닥지수는 1,300포인트가 무너지면서 패닉이 계속됐지만 많은 미국인들이 우려했던 블랙먼데이는 재연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난 29년 대공황 직전의 주가폭락이나 87년 10월의 블랙먼데이와 같은 최악의 위기 가능성이 한풀 꺾이고 지난주에 홍수를 이뤘던 증시자금 이탈의 흐름이 이번주 들어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증시 이탈자금의 규모와 신규 유입자금이 균형을 이룰 때 저점이 형성되고 낙폭을 줄여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증시 안정에 대한 실마리는 뮤추얼펀드 현장에서 찾을 수 있다. 볼티모어에 본사를 둔 뮤추얼펀드 로우프라이스에는 이날 평상시 월요일보다 75%나 많은 고객들이 몰려와 자금상환을 요구했으나 이는 기대했던 것보다 12% 많은 것에 불과했다. 또 다른 뮤추얼펀드인 뱅가드그룹에서는 일반투자자들의 주식처분 요구가 기대한 수준보다 약간 높았다. 뱅가드그룹의 펀드매니저 조지 소터는 "광범위한 공황상태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추세적 폭락장세가 지속되면서 공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여전히 강력한 호소력을 갖고 있다. 경제사학자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금융회사의 사기행위가 29년 대공황의 시발이 된 사실을 들어 지금의 기업범죄가 증시와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가능성을 시사했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는 "증시급락으로 이중침체(더블딥)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미국의 더블딥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주가하락이 멈추지 않자 미국 언론과 투자자들은 화살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돌리고 있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현재의 주가폭락을 '부시 베어마켓'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폴 오닐 재무장관이 지난주 금융시장 불안은 돌보지 않고 중앙아시아와 루마니아를 순방한 사실을 놓고 미국 언론들은 "이럴 때 루마니아에 무엇하러 갔냐"고 비난하면서 그의 경질설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오닐 장관의 사퇴를 일축했다. 리처드 그라소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이 전날 "금요일에 주가가 하락하면 월요일에 약세장이 된다"고 말하자 CNBC 앵커는 "그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핀잔을 줬다. 민간연구기관인 ISI그룹의 에드 하이먼 소장은 62년과 82년에 주가가 20~30% 하락했는데도 경제가 4% 성장했던 점을 들어 주가하락에도 불구, 경기는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주가가 20% 하락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에 0.5%포인트 하락요인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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