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경제] 美 환율압박 어디로 번지나 촉각

이번 주는 20~21일 타이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환율전쟁의 불똥이 어디로 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주 까지만 해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미국의 일본에 대한 엔화 평가절상 압력 수위가 최대 관심사였지만 타깃이 한국, 타이완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두바이 회담에서 `유연한 환율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이후 일본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에도 불구, 엔화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의 원화, 타이완의 타이완 달러 등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 않아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 집중 포화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스티블 잉글랜더는 “일본은 한국과 타이완의 환율에 변화가 없는 한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지목할 것”이라며 “미국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엔화는 지난 9월 초에 비해 달러 대비 5% 가량 상승한 상태다. 특히 서방 선진 7개국(G7) 회담 이후 엔화 상승에 대한 우려로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이 타격을 입어왔다. 그러나 한국의 원화와 타이완의 타이완 달러는 같은 기간 동안 상대적인 변화의 폭이 작았다. 이는 외환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에 따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커먼웰스 뱅크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마이클 덕스는 “아시아의 많은 중앙은행들이 통화가치 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수출 경쟁력 상실에 대해서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 각국의 달러 매입세는 G7 회담 이후에도 전혀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완의 중앙은행 역시 지난 주 지속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HSBC의 외환 투자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단기적으로는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의 평가 절상을 용인하려 들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달러 대비 절상의 방향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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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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