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에스컬레이터업계 '고사 위기'

중국산 저가제품 대량 유입 따라 과당경쟁 심화<br>3년전비해 가격 반토막 수준<br>품질 낮아져 사고 위험도 커

저가의 중국산 에스컬레이터가 몰려오면서 국내 에스컬레이터 업계가 고사 위기에 빠져 있다. 특히 업체 간 과당 경쟁속에 이들 값싼 중국산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안전사고 발생률까지 높아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스컬레이터 신규설치 물량 중 80% 이상이 중국산이 차지할 만큼 외국산 에스컬레이터의 대량 유입으로 국내 에스컬레이터 업계가 설 자리를 잃으면서 위기에 처해 있다. 3년 전 대당 8,000만원 선에서 형성되던 가격이 반토막(3,000만~4,000만원)나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제대로 영업활동을 하는 에스컬레이터 업체는 한때 50여개에 달했으나 현재는 대기업을 포함 10여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덤핑 수주 등이 많아지면서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을 들여오는 악순환까지 되풀이 되는 있는 것. 시화공단의 한 에스컬레이터 제조업체 사장은 "값싼 제품을 찾는 기업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생산업체들이 납품단가를 맞추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저가 제품을 수입하는 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몇몇 대기업도 고가 제품은 일부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지만 대다수 제품은 저가의 중국산 등을 들여와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구동장치(모터)와 스텝(계단) 등 핵심부품 생산라인을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이전, 국내에서 최종조립만 하고 있는 것. 또 다른 에스컬레이터 제조업체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에서는 아예 중국 생산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제품을 수입해 들여오고 있어 저가제품의 유통을 부채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저가의 외국산 제품이 쏟아져 들어오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의 안전사고로 이어져 사고발생률이 높아지면 결국 그 피해가 국내 업체로 고스란히 전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의 경우 대다수가 설치 후 1~2년간은 정상 작동을 하지만 내구성이 떨어져 3~4년 뒤부터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강기공업협동조합 한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이 들어오면서 사고발생률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국내 생산업체의 공동화를 부추겨 기술 종속까지 불러올 수 있다"며 정부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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