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헌재對386 대립 심화되나

"뒷다리잡는 시장경제" 발언 파문확산…당·청 李부총리 발언 진의파악 분주<br>與좌파개혁성향등 고강도 경고 해석…盧대통령에 우회적 전권요청 추측도

이헌재對386 갈등 진정되나 "뒷다리잡는 시장경제" 발언 파문…당·청 李부총리 발언 진의파악 분주386도 면담신청등 전선확대 불원 분위기…李부총리도 예정됐던 공식일정 모두 소화 • 李부총리-우리당 386의원 회동 추진 • 우리당 당혹감속 일단 '이헌재 달래기' 지난 19일 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본지와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면서 관가는 물론 청와대와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느라 부산하다. 특히 이 부총리가 '시장경제 사수론'을 빌미로 386세대를 연이어 겨냥하면서 '이헌재 대 386'간의 대립이 더욱 각도를 세우는 분위기다. 다만 한편으로는 여당의 386세대 의원들이 '면담'을 요청하고 이 부총리측도 더이상의 '전선 확대'를 바라지는 않고 있어 진정국면에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부총리는 당시 인터뷰에서 '경제하는 마음(이코노믹 마인드)'과 '경제하는 법(마켓 프린서플)'을 새삼 거론했다. "뒷다리 잡는데 시장경제가 되겠나….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등 이른바 '시장경제 사수론'을 꺼내며 아파트 분양원가, 백지신탁 등 일련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과천 관가와 시장에서는 이 부총리의 '화살촉'이 크게 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나는 여권의 '좌파 성향의 개혁세력'이 추진해온 경제정책에 대해 '고강도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 부총리는 인터뷰 도중 "국회의원들이 독판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1만달러짜리 사람한테는 1만달러짜리 경제밖에 안된다"며 '자질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하나는 '386 겨냥론'이다. 이 부총리측은 부인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주변의 '실세그룹'과의 일전 불사가 본격화됐다는 시각도 곳곳에서 나온다. 이 부총리는 실제로 이날 인터뷰에서 "386세대가 정치만 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386세대가 분발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내가 그런 얘기도 못하냐"고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자문료 파문'의 진원지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과 국민은행이 있는) 여의도 쪽은 아닐 것"이라고 밝혀 청와대 주변의 386세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율산사건 등 과거의 일 때문에) 이 부총리는 도덕적 측면에서 누구보다 결벽증을 갖고 있다"며 "경제정책에서 자신의 철학과 맞지 않는 일들이 잇따라 발생한 시점에서 도덕적 문제까지 거론되자 마지막 베팅을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자신에게 모든 걸 맡겨달라"는 '전권론'을 노 대통령에게 우회적으로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대통령의 철학을 존중한다. 노 대통령이 억울한 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 나름의 방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이 부총리와 386세대, 양측 모두 최고조에 오른 대립곡선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정책의 속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 '시장경제 위기론'을 토대로 정책의 방향성과 리더십, 도덕적 결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총리는 조윤제 청와대 경제보좌관,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 박승 한국은행 총재 등과 가진 비공개 금융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것을 비롯, 국무회의ㆍ대외경제장관회의 등 예정돼 있던 공식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정부의 최고위층이 이 부총리를 위로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7-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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