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9일] 가파른 환율 상승세 바람직하지 않다

환율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 걱정스럽다. 원ㆍ달러 환율은 어제 23원50전(2.28%)이나 뛴 1,049원60전을 기록했다. 가히 폭등세라 할 만하다. 지난 4월24일부터 오르기 시작한 원ㆍ달러 환율은 9거래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뛰며 어제까지 모두 58원60전(5.90%)이나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초 903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 만에 16.2%나 상승(평가절하)한 것이다. 원ㆍ엔 환율도 100엔당 1,004원으로 1,000원선을 넘으며 지난 6개월 동안 20%나 올랐다.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이나 시장수급 상황에 따라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한쪽 방향으로만, 그것도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균형을 잃은 것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원유 수입대금 지급 등 달러수요가 겹쳤기 때문이지만 지나친 환율상승은 경제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출경쟁력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득실을 따지기가 쉽지 않지만 지금으로서는 나라경제 전체적으로 실이 많아 보인다.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에 환율까지 약세를 보임으로써 물가가 치솟아 가계가 겪는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유가와 환율상승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악순환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가 뛰니 원유도입 단가 상승분만큼 달러화 수요가 늘고 그에 따라 원화환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가 이미 배럴당 123달러를 넘었고 앞으로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고 보면 원유 결제에 필요한 달러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 것이고 원화환율도 지금보다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 더 걱정스럽다. 이런 연결고리를 끊는 게 외환당국의 당면과제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지속되면 경제는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뛰며 국제수지 악화가 불가피하다. 기업수익 악화 속에 고용사정은 더욱 나빠지고 내수부진도 장기화할 수 있다. 고물가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커지고 임금인상은 다시 물가를 자극하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고유가ㆍ고환율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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