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름신' 오실 땐 차 한잔의 여유를…

■ 이코노믹 마인드<br>마테오 모테를리니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가게에서 콩나물을 살 때는 100원이라도 깎아야 직성이 풀리는 주부가 있다. 그가 잊고 외투 주머니에 넣어뒀던 1만원짜리 지폐를 발견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다 십중팔구 길거리에서 돈을 주웠을 때와 같은 느낌일 것이다. 외투 주머니에서 주부가 발견한 1만원은 분명 공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불로소득을 얻은 듯한 마음이 드는 건 왜 일까. 이탈리아 밀라노 산 라파엘 대학에서 인지경제학과 자연철학을 가르치는 마테오 모테를리니 교수는 경제적인 문제를 선택할 때 많은 사람들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보다는 감성적이고 순간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경제학의 수학적 모델이 강조하는 '효용'을 합리적이고 신속적으로 계산하지 못하고, 마음의 길 즉, 휴리스틱(heuristic)이라는 그다지 계산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휴리스틱은 실제 경험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문제 해결방법을 의미하는 심리학 전문용어다. 연말 보너스는 한푼도 남김없이 지출할 각오를 하면서도 저축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나, 사고 싶었던 상품이 20% 가격인하를 할 때 더 비싸고 기능이 좋은 제품이 10% 가격을 할인하면, 대부분은 지출을 더 각오하고라도 기능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휴리스틱 판단 때문이다. 체중감량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달콤한 초콜릿의 유혹을 거부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결론적으로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요한 한가지. 생활 속에 도사리고 있는 수많은 함정을 구별해 내는 법을 배우고 책임을 갖고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책은 이성을 누르고 직감이 작동해 판단을 내리고 선택하기 전에 뇌를 식힐 수 있도록 여유를 부리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지름신(충동적 소비행태)'이 강림할 기미를 눈치챈다면 지갑을 바로 열기 보다 커피숍에 들러 잔잔한 음악을 곁들인 커피 한잔으로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 건전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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