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주가 `인텔 충격'에 휘청거렸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올 3.4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 IT 경기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 것이다.
3일 오전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디아이, 신성이엔지, 한양이엔지 등 반도체주가 2~3%대의 내림세다.
또 삼성전기, LG필립스LCD, 금호전기 등도 1~3%의 하락세는 나타내는 등 IT주 대부분이 약세다.
인텔이 이날 3.4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지난 7월 제시한 86억~92억달러에서 83억~86억달러로 낮춘 것이 충격을 줬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88억9천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인텔은 나스닥시장의 시간외 거래에서 8%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매출 전망이 세계 IT 경기와 국내 IT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을 보면서도 그 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동양증권 이문한 연구원은 "인텔이 지난 7월 2.4분기 실적 발표때 3.4분 매출예상치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89억달러로 제시해 3.4분기 세계 IT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낳았지만 이번에 전망치의 하향 조정으로 IT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피할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D램 가격이 향후 공급 과잉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인텔의 실적 부진까지 감안할 경우 IT경기는 최근의 기대와는 달리 내년 2.4분기에나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우증권 정창원 IT하드웨어 팀장은 인텔의 실적 부진은 충격적이지만 그 원인이 경기에 40%, 인텔 자체의 문제에 60%가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인텔이 지난 7월 출시한 저가형 CPU가 발열.소음 문제로 시장에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6월에 내놓은 그랜츠데일 칩셋은 리콜로 매출에 차질을 빚은 것 등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위원은 국내 IT주가 인텔 충격으로 최근의 주가 상승분을 반납하는 조정을 받겠지만 9월말이나 10월초에 미국의 최대 소비시즌인 연말을 대비한 수요 등 계절적 요인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경우 40만원대 초반에서 다시 한번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도 인텔의 경우처럼 3.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과 달리 3조원을 밑돌 수 있지만 실적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주가가 4.4분기까지 바닥권을 다지다가 연말에 가면 내년 상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