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그룹 경영권 향방 관심 증폭

SK그룹의 오너인 최태원 SK㈜ 회장이 21일 검찰에 소환, 사법처리가 임박함에 따라 SK의 경영권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회장의 신병처리뿐 아니라 수사결과에 따라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적잖은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최회장이 사법처리 될 경우 당분간 손길승 회장이 지금 처럼 그룹의 전체적인 운영을 맡고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과 사촌동생인 최창원 SK글로벌 부사장이 손 회장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최회장이 구속 돼도 특별한 경영공백이 생기거나 경영권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손길승 회장이 그룹 경영을 관장하고 있고 계열사들은 각각의 대표이사 아래 책임경영이 정착돼 있다”며 “SK㈜도 황두열 부회장이 최회장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회장 역시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면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회사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소환 당시 밝혀 경영권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내보였다. 재계에선 과거 검찰에 구속됐던 김승연 한화 회장 전례를 따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회장은 3개월 가량 재판을 받고 풀려난 뒤 일선에서 후퇴, 6개월 정도 그룹경영을 전문경영진에 맡기며 반성의 시간을 갖고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실제 58개 계열사(2003년 2월 현재)를 거느린 SK그룹의 지배구조를 봐도 최회장의 경영권에 위협이 생길 요인은 많지 않다. 지주회사 격인 SK㈜를 중심으로 촘촘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그룹의 자금줄인 SK텔레콤 지분 20.85%, 상사ㆍ무역 주력사인 SK글로벌과 SK해운 지분 37.9%, 35.5%를 각각 보유하는 등 주요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최회장은 SK㈜ 지분 5.2%를 보유,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다만 지주회사인 SK㈜의 시가총액이 작아 일각에선 인수ㆍ합병(M&A) 위험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M&A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 수사에서 검찰이 확보한 SK 내부문건에 따르면 SK는 글로벌 소유의 SK㈜ 지분 1,000만주(7.9%)를 2001년 1월 말 공시와 달리 해외매각하지 않고 외국계 금융기관에 임시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형제간이나 친인척간 경영권 다툼이 생길 여지도 거의 없는 편이다. 오너 일가족 가운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과 사촌동생인 최창원 SK글로벌 부사장 정도다. SK관계자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 일가는 지분을 갖고 있지 않거나 미미한 수준”이라며 “사이도 좋은 편이어서 경영권과 관련한 분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회장에 대한 인신 구속이 장기화될 경우 가족회의를 통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SK㈜ 지분 확보 과정이 부당내부거래로 판정되고 SK글로벌이 비밀리에 갖고 있던 SK㈜ 지분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SK그룹의 경영권 향방은 안개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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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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