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능력(RBC)이 최근 들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는 전반적으로 떨어졌고 손해보험사들 가운데는 현대하이카의 RBC 비율이 150% 아래로 추락해 위험수준에 도달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307.8%로 전분기의 315.6%에 비해 7.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보사들의 RBC 비율이 317.5%로 전분기의 331.1%에 비해 13.6%포인트 내려갔다.
손보사의 RBC 비율은 284.9%로 전분기의 283.3%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한화손해ㆍ에르고다음ㆍ현대하이카 등의 RBC 비율이 150% 안팎에 불과해 취약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금감원은 150% 이상을 지키라고 권고한다. 이 비율은 가용자본이 늘수록 높아지고 금리역마진 등 위험이 커질수록 떨어진다. 위험이 커질수록 더 많은 자본을 쌓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 들어 시장금리가 고객에게 주기로 약속한 금리보다 더 낮아지는 금리역마진 위험이 커지고 주가하락으로 변액보험 보증 위험도 높아진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회사별로는 한화생명의 RBC 비율이 지난해 말 247.0%에서 올 3월 말 213.9%로 33.1%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생명의 비율도 이 기간 421.5%에서 408.3%로 13.2%포인트 떨어졌다. 과거 고금리로 판매한 고정금리 상품 비중이 높은 탓에 금리역마진 위험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현대라이프의 RBC 비율이 지난해 12월 말 231.3%에서 3월 말 204.8%로 떨어졌다.
KDB생명(182.1%), 우리아비바(187.1%), 카디프생명(194.1%) 등은 200%를 밑돌아 저조한 수준을 나타냈다.
손보사의 경우 현대하이카의 RBC 비율이 지난해 말 151.4%에서 3월 말 140.2%로 11.2%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손해보험이 155.2%, 에르고다음이 156.5% 등으로 위험한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3월 말 현재 3개 회사의 RBC 비율이 160%를 밑도는 등 취약한 보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사의 매도가능 채권 보유 비중이 49.1%에 달하는 만큼 금리상승 충격에 취약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증자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농협생보와 농협손보의 RBC 비율은 각각 330.5%와 346.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