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자존심과 명예가 걸렸다

제1보(1~14)



농심배에서는 판마다 돌을 가린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백으로만 두게 될 수도 있고 계속해서 흑으로만 두게 될 수도 있다. 새로 돌을 가려서 이세돌의 백번이 결정되었다. 원래 앞의 판에서 승리한 선수는 오늘의 상대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판 앞에 앉게 되어 있다. 상대가 문을 열고 들어와 앞자리에 앉으면 그때에야 비로소 상대를 알게 된다. 그러나 오늘은 경우가 다르다. 일본 선수는 전멸했고 중국 선수는 구리 하나만 남았으니까. 이세돌과 구리의 상대전적은 7승7패. 이세돌은 한국랭킹 1위. 구리는 중국랭킹 1위.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한판 승부이다. 더구나 5일 후에 한국의 백담사에서 열리는 LG배결승3번기의 전초전이다. 쌍방이 오늘 이 대국에서 기선을 휘어잡고 싶은 입장이다. 사이버오로의 오늘 해설자는 박정환4단. 1993년생인데 벌써 십단과 마스터스 챔피언십을 제패하여 2관왕이 되었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선배들이 해설하면 턱을 고이고 앉아서 듣기만 했는데 오늘은 당당히 해설자로 나왔다. 이세돌의 백12를 보고 박정환이 입을 열었다. "싸움을 시작하자는 수지요. 최근에는 이렇게들 많이 둡니다."(박정환) 그가 척척 만들어 보인 가상도는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14까지. 쌍방이 어려운 싸움이다. 그런데 구리는 실전보의 흑13이라는 신수성 착점을 들고나왔다. "으음. 처음 봅니다. 뭔가 연구를 해두었던 모양인데요."(박정환) 참고도2의 백1로 받으면 흑2로 붙여 8까지. 이것이면 흑의 세력이 너무 좋다고 보고 이세돌은 실전보의 백14로 일단 반발했다. 제10회 농심배 제13국
○ 이세돌 9단
● 구리 9단
(2009년 2월19일 상하이)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