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칼럼]자원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

강천구 前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새해초부터 가스 요금이 평균 5.8% 인상되었다. 지난해 2월과 8월에 평균 4.4%, 0.5% 인상하고도 또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전기 요금도 지난해 11월 평균 5.4% 인상되면서 물가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국민들은 활기찬 새해를 맞이하기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물가 인상에 벌써부터 걱정이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저성장”이다 성장률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지 못하면 양질의 일자리와 복지 재원 마련은 불가능하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도 제조업이 우리 경제를 지탱해 주었다. 즉 철강, 자동차, 조선, IT, 전자 등 경쟁력이 우수한 대표 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자원소비대국이다. 한해 약 400억 달러의 광물자원을 수입한다. 유연탄 세계 3위, 우라늄 5위, 철광석 6위, 구리 5위, 아연 6위 등 대부분의 광물자원을 다 소비하는 산업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입의존도(%)는 1995년 76%이던 것이 2012년에는 무려 98.2%까지 높아졌다.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해야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해외자원개발이 국민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광물을 직접 수입할 때에는 생산자 이익(광물가격의 약 20-40%)과 유통마진(판매가의 약 0.5-2%)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자주개발을 하면 생산원가로 싼값에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수입되는 자원(연간 600-800억불)의 50%를 자주개발하면 약 100억불 내외의 외환수지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세계 자원 시장은 지난 80년대부터 지금까지 공급자가 가격 결정을 주도하는 “Seller‘s Market”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요 자원기업들은 M&A를 통해 대형화 하면서 강해진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자원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따라서 광물가격 급등은 곧바로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전기를 예로 들면, 유연탄과 우라늄은 전력의 80%를 차지하지만 모두 수입되는 자원이다. 원료자원 가격 상승으로 연료비는 늘었지만 전기요금에 반영시키지 못하면 한국전력의 적자폭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적정 수준의 전기 요금을 인상하자니 물가 때문에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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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원의 자급률이 낮은 것은 국내 산업에 매우 높은 리스크로 작용한다. 직접 개발을 통해 비싼 마진을 치르지 않고 생산 원가로 자원을 들여온다면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원재료를 모두 수입함으로 인해 가격이나 수급 상황에 따라 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는 큰 약점을 안고 있다.

일례로 제철회사에서 판매되는 후판가격이 16%인상될 때 조선회사의 가격 경쟁력은 3%, 자동차회사의 가격경쟁력은 1%하락한다.

이뿐만 아니라 선진국들은 자원쟁탈전으로 인해 개발여건이 양호한 광산들을 대부분 선점했다.

정부가 에너지공기업의 방만 경영과 많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해외사업 상당부분을 매각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광물 자원은 시장에 유통되는 다른 재화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자원은 유한하여 고갈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정 지역에 편재하는 희소성을 뛰고 있다. 따라서 수요공급과 가격결정과정이 기존의 경제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의 자원을 확인하고 개발하는 과정에는 많은 자금과 기술,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탐사-개발의사결정-인프라 건설에만 최소 5년이 소요된다. 또 해당 국가의 인허가 절차와 현지 사정에 따라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즉 장기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로 10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이 자원개발이다.

그러나 일반 재화처럼 생산원가 형태로 광물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므로 개발 성공 시 높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탐사나 개발과정에서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중간에 개발을 포기하기도 한다. 광산개발에 실패하면 투자된 자본금은 거의 소멸된다. 이 때문에 민간 기업은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을 얻길 기대하지만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는 피하려고 한다. 따라서 민간 기업은 자원개발 진출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기업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 자원산업이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확보한 사업들을 면밀히 재검토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좋다. 다만 여기서 신중해야 할 것은 탐사와 개발 사업들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 줘야 한다는 점이다. 또 단순히 지분만 보유하고 있는 것은 시장 흐름을 보아서 매각해야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해외자원개발은 어느 정부든지 조절은 필요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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