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2007년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와 비밀 핵협정을 체결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후 하루 만에 카다피의 최측근인 바세르 살레가 프랑스에 체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를 눈앞에 두고 '리비아 커넥션'이 연일 터지면서 '엘리제궁 재입성'도 꿈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AP통신은 지난해 축출된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최측근인 살레가 프랑스 당국의 허가 아래 망명해 현재 프랑스에 체류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레는 카다피 정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카다피의 자금을 관리했던 인물로 인터폴의 지명수배와 미국의 제재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프랑스 인터넷매체 '메디아파르'는 "카다피의 자금줄인 살레가 과거 사르코지에게 건넨 정치자금의 대가로 프랑스 거주 허가를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사르코지는 RMC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살레의 프랑스 거주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살레 가족이 프랑스에 거주 중인 점을 고려해 리비아 정부와의 협의로 결정한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정했다.
더구나 이번 결선투표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기권 의사를 밝힌 게 사르코지에게는 막판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르펜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국민전선의 노동절 행사에서 "결선투표에 진출한 사르코지와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 모두 프랑스의 미래를 이끌 의욕과 자질이 부족해 결선투표에서 백지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해 "프랑스를 도탄에 빠뜨리고 국가 주권을 유럽연합(EU)에 너무 많이 넘겨줬다"고 비난해 극우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르코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에 지지율이 8%포인트가량 앞서고 있는 올랑드 후보의 승리가 더욱 유력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