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4월18일부터 5월3일까지 약 2주간 바레인에 체류하면서 농작물 재배 관련 일에 종사했던 68세 남성이 중동호흡기질환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5월4일 카타르를 경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남성은 입국한 지 7일이 지난 11일부터 고열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지만 생명이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이 남성은 11일부터 17일까지 총 세 곳의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해당 병원 의료진 가운데 같은 증상이 발생한 사례는 없으며 이 남성의 부인은 현재 경증의 호흡기 증상을 보이고 있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말미암은 중증급성호흡기 질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과거에는 사람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다.
5일가량의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발열, 기침과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동반해 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급속한 신장 기능 이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스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사스보다 치사율은 높고 전염성은 낮은 것이 특징이다.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유럽질병통제청에 따르면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지난 16일까지 총 23개 국가에서 1,142명 환자가 발생해 465명이 사망했다. 총 감염환자의 97.8%(1,117명)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중동 지역 입국자 전수에 대한 게이트 발열감시를 실시하는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며 "세계보건기구가 중동호흡기증후군을 공중보건위기 대상 감염병으로 지정하고는 있지만 현 상황이 국가 간 여행, 교역, 수송 등을 제한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