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국계 휴대폰업체-국내 이통사 '스마트폰 협력' 균열 조짐

시장 폭발적인 성장세속 대만HTC 등 공급선 바꿔<br>국내 이통 신제품확보 겨냥 외국업체에 러브콜 공세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그동안 끈끈했던 관계를 유지했던 외국계 휴대폰 업체와 국내 이동통신사의 협력 구도에 균열 조짐이 일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3위 PC업체 델이 스마트폰 신제품 2종(스트릭·베뉴)을 KT를 출시하고 국내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다. 델은 그동안 PC와 서버 사업에 주력해왔으나 지난해 8월 첫 스마트폰 '미니3i'를 미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출시하며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만 스마트폰 전문업체 HTC도 지난달 전략 스마트폰 '디자이어HD'를 KT를 통해 내놨다. HTC는 지난 2008년 윈도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한 '터치듀얼'을 SK텔레콤에 공급하며 국내시장에 진출한 이래 SK텔레콤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디자이어HD를 KT에 공급하면서 사실상 SK텔레콤과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KT가 잇따라 외국계 휴대폰 업체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스마트폰 신제품 확보가 향후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라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당분간 전략 스마트폰을 SK텔레콤에 우선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LG전자와 팬택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계 업체들도 KT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애플 '아이폰'의 성공을 지켜본 터여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도 큰 변수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애플의 애프터서비스와 물량 할당 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라도 국내에 아이폰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아이폰의 애프터서비스가 KT에서 애플코리아로 넘어간 데다 애플이 내년 초 2세대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아이폰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SK텔레콤의 아이폰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이 아이폰을 출시하면 아이폰 의존도가 높은 KT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KT가 외국계 업체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기존 SK텔레콤에 독점 공급을 해왔던 외국계 휴대폰 업체들도 KT로 공급선을 변경할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림은 그동안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며 국내시장을 두드려왔으나 국산 스마트폰의 선전에 밀려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점도 외국계 업체의 불만 중 하나다. 반면 KT에 휴대폰을 독점 공급하는 노키아는 실적이 저조하자 SK텔레콤과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휴대폰 업체의 한 관계자는 "애플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휴대폰 제조사 대다수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라며 "SK텔레콤을 떠나자니 그나마 현재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계속 SK텔레콤에만 공급을 하자니 본사에 보고하기가 창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올해 610만명에서 내년 1,620만명을 기록한 뒤 2012년에는 2,5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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