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배출의 주범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석탄이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석탄에서 가스를 뽑아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소가 설립되는가 하면 석탄에서 '산업비타민'으로 불리는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석탄을 활용한 그린에너지 산업을 수출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16일 지식경제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석탄의 변신은 석탄에서 가스를 추출하는 '석탄 가스화' 기술이 주도하고 있다. 가스화 설비를 이용해 고온ㆍ고압 상태에서 석탄을 합성가스로 제조하고 이를 이용해 합성석유ㆍ합성천연가스ㆍ화학제품 등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합성가스로 터빈을 구동해 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데 이는 IGCC 기술이라 불린다. 한국서부발전은 이날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서 국내 최초로 300㎿급 한국형 'IGCC 실증 플랜트' 착공식을 열었다.
IGCC 기술은 석탄을 가스화시켜 먼지와 황을 제거한 뒤 가스터빈의 연료로 사용한다. 이와 함께 가스화 반응열과 가스터빈 배열에 의해 생산된 증기로는 증기터빈을 구동해 쌍방향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 미국ㆍ네덜란드ㆍ스페인ㆍ일본 등 선진국에서 300㎿급 총 5기만 운전 중일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이번에 태안에서 착공된 한국형 IGCC 실증 플랜트는 오는 2015년 준공될 예정이며 2017년 영남, 2019년 군장에 2호기와 3호기 준공도 계획됐다.
이 플랜트가 가동을 시작하면 열효율 42%(기존 석탄발전소 40%) 이상, 황산화물 15ppm 이하, 질소산화물 30ppm 이하인 고효율 청정발전소 기술을 우리도 확보하게 된다.
석탄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화력발전소에서 연소 후 남은 석탄재(석탄회)를 이용해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도 최근 국내에서 개발돼 2013년 상용화될 예정이다.
서부발전과 군산대는 석탄회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 9월 특허를 출원했다. 리튬은 2차 전지의 필수 소재로 우리나라는 현재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석탄이 희유금속의 원천으로까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현재 태안발전본부 처리장에 매립된 석탄회 470만톤이 약 500억원의 경제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석탄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석탄액화 기술은 국가 '에너지 안보' 사업으로 부각되며 세계 각국이 뛰어들고 있다. 석탄을 가스화해 합성가스를 만들어 다시 이를 액체로 만드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솔이라는 회사가 주도적으로 사용하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해놓고 석탄기름을 활발히 생산 중이다. 우리나라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성과가 미흡하다.
지경부 관계자는 "IGCC 플랜트만 해도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100~400GW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석탄을 활용한 그린 에너지 산업이 국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