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화, 4년만에 애환담은 직원문집발간 화제

"이제는 끝나나 보다. 하늘이 노래지고 땅이 꺼지는 아픔이었다. 청춘을 다 바쳐 일해온 회사인데..회사정문을 들어서니 법정관리라는 문구가 여기저기에 붙어있었다. 머리카락이 하늘로 솟을 듯 기뻤다. 실오라기라도 잡은 듯 했다." 지난 90년대 초반 잘 나가는 음료회사에서 98년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 기업으로 전락한 ㈜일화 식품생산과 안수권씨가 털어놓은 가장이자 직장인으로서의 솔직한 고백이다. 절반이 넘는 동료가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고 회사가 살아나느냐 도태되느냐의 기로에 매일 가슴을 졸여야 했던 일화 가족들. 이들이 최근 지난 4년간의 심정을 담은 문집 'We are Best'를 발간했다. 일화는 98년 정부의 퇴출기업 명단에 포함, 소생의 가능성이 차단된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이 회사는 법정관리 2년차인 99년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인삼, 제약제품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체불임금과 퇴직금, 세금 등도 모두 갚고 2000년부터는 경상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전직원이 경영정상화에 비지땀을 쏟고 있다. 이 책에는 안씨의 글이외에도 일화 임직원과 그의 가족 또는 애인이 적은 시와 수필 총 202편이 수록돼 있다. 법정관리인 이종배 회장은 회사, 가족, 자신이 하나가 될 때 제 2의 일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에 의거, 책자를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부도이후 1명이 세 사람의 몫을 해야 하는 힘든 현실속에서 회사와 가족과 자신이 하나가 되면 'We are Best(우리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일화는 앞으로도 매년 사원들의 글을 모아 책을 발간할 계획이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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