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안전성 가중치 상향등 안전진단 기준 내일부터 강화<br>강남권 사업 초기 3만2,000여가구 직격탄<br>해당 주민들 "악재 이미 반영…영향 미미"
| 안전진단 통과 기준 강화로 대치동 은마, 압구정동 구현대, 잠실주공 5단지 등 사업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아파트단지들의 재건축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잠실주공 5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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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이상 없으면 재건축 못한다
구조안전성 가중치 상향등 안전진단 기준 내일부터 강화강남권 사업 초기 3만2,000여가구 직격탄해당 주민들 "악재 이미 반영…영향 미미"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안전진단 통과 기준 강화로 대치동 은마, 압구정동 구현대, 잠실주공 5단지 등 사업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아파트단지들의 재건축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잠실주공 5단지 전경.
25일부터 재건축 사업의 안전진단 예비평가에 공공기관이 참여하고 구조에 큰 이상이 없으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또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의 서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는 등 시공사 선정 기준도 까다로워진다.
건설교통부는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 제정안’과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 전면 개정안’을 마련, 25일부터 시행한다.
◇구조 이상 없으면 재건축 불가= 개정안은 구조안전성ㆍ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ㆍ주거환경ㆍ비용분석 등 4개 재건축 성능검사에서 구조안전성의 가중치를 0.45에서 5.0으로 높인 반면 비용분석 비중을 0.15에서 0.10으로 낮췄다. 구조에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재건축 추진 자체를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또 건설업체가 사업수주를 위해 해당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면결의를 받지 못하며, 시공사 선정 총회는 조합원의 과반수가 직접 참석하거나 정관이 정한 대리인이 참석하는 경우에만 효력이 인정된다. 개정안은 재개발의 경우 25일 이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는 구역부터, 재건축은 모든 단지에 적용된다.
◇사업초기 강남권 3만여가구 직격탄= 이번 기준 강화로 아직 추진위 등 사업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강남권 단지들은 당분간 재건축 사업 논의 자체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수명이 40~50년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1980년대 이후 지어진 대부분 중층 단지들은 앞으로 10여년 이내에는 안전진단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다. 건교부에 따르면 강남 3구의 20년 이상된 재건축 추진단지는 10만1,800가구며 이중 안전진단을 밟지 않은 단지는 3만2,000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법 시행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 곳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압구정동 구현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동구 고덕동 주공5~7단지 등. 그동안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큰 폭의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단지들이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차장은 “추진위 단계거나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중층 재건축단지들은 앞으로 재건축 논의조차 어려워 졌다”며 “매수세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악재 이미 반영돼 영향은 미미= 하지만 막상 해당 단지들은 이번 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예고된 ‘악재’인데다 안전진단 강화 외에도 개발부담금ㆍ기반시설부담금 부과, 소형의무비율 강화 등 겹겹이 쌓인 규제로 내부적으로 재건축 추진을 사실상 멈춘 상태이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 발전협의회 관계자는 “기존 규제로도 현실적으로 재건축은 어려워졌는데 안전진단 기준까지 강화된 것은 당분간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안전진단 강화가 거래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미미할 것이란 것이 중개업계의 판단이다.
대치동 금탑공인 김규왕 사장은 “이미 지난 3ㆍ30 대책이후 이후 거래가 완전히 끊긴 상태”라며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됐다고 특별히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또 “중층 단지는 저층 단지와 달리 상대적으로 기존 평수가 크기 때문에 주민들도 당분간 그냥 살거나 세를 놓으면 된다는 생각이어서 급매물도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건축 길이 막히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리모델링 추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지만 이마저도 활발하지는 않다. 실제로 잠실주공5단지, 동작구 흑석동 명수대 현대 등 일부 중층 단지의 경우 최근 리모델링으로 사업 방향 전환을 추진중이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한일공인 관계자는 “아무래도 재건축이 현실적으로 힘들다 보니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적다 보니 아직 무게가 크게 실리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입력시간 : 2006/08/23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