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베이비 스텝으로 인플레 막겠다"

김중수 한은 총재, 거시정책 변화 시사<br>기준금리 0.25%P 올려… 채권금리 급등


한국은행이 두 달 만에, 그것도 새해 벽두부터 기준금리를 다시 올렸다. 1월에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가 물가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미시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금리와 환율 등 거시기조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함께 은행권이 예금은 물론 대출금리도 동반 인상할 예정이어서 가계 대출자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3일 금리를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베이비스텝(baby stepㆍ아기걸음)'식의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수속(收束ㆍ차단)하겠다"고 밝혀 올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은 안팎에서는 상반기 안에 한두 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 총재는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중 3% 중후반을 지속하고 유가와 농산물 가격 등에 비춰 상승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언급해 한은의 관리범위 상단인 4%에 육박한 것임을 시사했다. 김 총재는 특히 "물가안정은 거시정책과 미시정책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금리인상→환율절상'으로 이어지는 거시기조의 흐름을 예고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거시정책을 물가안정을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금리인상 직후 채권금리는 뛰어 오르고 환율은 내려갔다.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10%포인트 오른 3.64%, 5년물은 0.07%포인트 상승한 4.28%를 기록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장 초반 1,109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나 달러당 5원20전 하락한 1,114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은행권은 조만간 여수신 금리를 모두 올릴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정기예금과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금리를 최고 0.1~0.2%포인트 인상하는 등 시중은행들이 주말, 늦어도 다음주부터 수신금리를 올린다. 은행권은 여기에 자체 회의를 거쳐 대출금리 인상시기와 폭을 결정할 예정이며, 특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스텝=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FRB 의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아기걸음처럼 조금씩 간 뒤 돌아보는 식으로 인상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며 이 단어를 사용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인상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