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거문화 웰빙바람] ‘친환경 주택’ 새테마 부상

`2004년 분양시장, 웰빙(Well-Being) 아파트가 주도한다.` 웰빙 붐이 주택 건설업계에도 몰아치고 있다. 주택건설업계는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수요층으로 등장한 웰빙족을 겨냥, 적극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 한해 키워드를 `웰빙아파트`로 선정, 설계ㆍ평면ㆍ단지조경 및 배치, 자재 등 전 분야에 걸친 혁신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아파트 분양시장의 경우 잇따른 정부대책으로 인해 침체가 불가피할 전망인 가운데 다양한 수요자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웰빙 아파트가 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에서 웰빙으로 = 외환위기와 분양가 자율화를 계기로 아파트의 브랜드 시대가 열리게 됐다. 삼성중공업의 쉐르빌을 필두로 삼성물산의 래미안, 대림산업의 e- 편한세상 등의 브랜드가 잇따라 선보였다. 우림건설, 동문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들도 브랜드 경쟁에 가세했다. 현재는 `브랜드 = 아파트 프리미엄`이 공식화 될 정도에 까지 이르렀다. 브랜드 없는 아파트는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는 상태다. 업체간 브랜드 경쟁은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건강 아파트, 생태 아파트, 빌라형 아파트 등 마감재에서부터 단지 배치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고급화 물결이 분양시장의 화두로 자리잡기에 이른다. 문제는 이 같은 품질경쟁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 수요자들 역시 눈 높이가 높아져 웬만한 `고급`이 아니면 `고급`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환경에 대한 욕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분양가에 식기세척기, 월풀 욕조 등 고급 마감재를 포함시키지 못하게 됐다. 뭔간 다른 신 상품이 필요한 시점에서 불기 시작한 웰빙 붐은 건설업계에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것이다. ◇웰빙으로 총 집합 = 건강하고 편리한 주거공간, 원스탑 리빙, 유해물질을 발산하지 않은 주택 등 현재 건설업계가 실현해 내고자 하는 `웰빙 아파트`의 주된 개념이다. 마감재가 아닌 아파트 자체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친환경ㆍ건강 자재 사용이다. 신축주택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포름알데히드 등)을 제거하기에 나선 것이다. 유해물질을 발산하지 않은 접착제를 사용하는 것이 그 대표적이다. 오염물질 강제배출 환기 시스템도 적용되고 있다. 오염된 실내공기가 감지되면 자동적으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오염물질이 일정 기준치를 초과하면 자동적으로 환기가 되는 시스템도 적용되고 있다. 내부 평면도 웰빙 수요를 겨냥 새롭게 바뀌고 있다. 동일화된 평면에서 벗어나 소비자 개개인의 욕구와 취향에 맞춰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신평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파트의 건강화도 웰빙의 한 개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스포츠센터 등을 설치하는 것에서 벗어나 단지 외벽에 암벽 등반 코스를 넣고,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별도로 만드는 등 레저ㆍ취미 생활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리모델링을 고려한 건축 설계도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건물을 헐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ㆍ보수가 가능한 설계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브랜드가 주택의 품질과 마감재 수준을 업 그레이드 시켰다면 웰빙은 `건강하고 편리한 공간`이라는 주택 본래의 기능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키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업계, 트렌드 선도경쟁 치열 `웰빙아파트 경쟁,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웰빙아파트 마케팅에서 살아남기 위한 주택업체들의 트랜드 선도경쟁이 치열하다. 웰빙형 주택마감재와 설비로 차별화를 꾀하는 주택업체가 있는가 하면 신개념의 단지ㆍ평명 설계를 통해 웰빙형 라이프사이클을 이끄는 업체가 나오는 등 `웰빙`에도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건설, “우리는 웰빙 개발 학구파”=삼성건설은 웰빙 마케팅 개발의 학구파로 꼽힌다. 이미 지난해 2우러 건강주택팀이라는 독립 부서를 발족시켰을 정도. `무덕트 환기시스템`은 대표적 연구성과중 하나다. 이 시스템은 별도의 천장 환풍통로 없이도 기압차이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맑게 순환시키는 것으로 작은 노즐이 기압을 뿜어내 실내오염공기를 밀어내면 환기팬이 이를 빨아들여 밖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일반빌딩과 달리 환풍통로 설치가 쉽지 않은 아파트에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이란 게 삼성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산업개발, “웰빙 공동체로 차별화”=현대산업개발은 각 입주자의 전용공간뿐 아니라 단지내 녹지와 같은 주민공용공간의 웰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 5월 준공한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아파트는 이 회사가 표방하는 웰빙아파트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조경공간 한편에 조성된 생태연못과 실개천에는 부레옥잠들 사이로 각종 물고기가 노닐고, 바닥을 고무블록으로 처리한 어린이 놀이터에선 아이들이 다칠 걱정 없이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주민공용공간이 아늑하게 꾸며지면 자연스레 이웃간 만남도 잦아지게 되고 웰빙공동체 형성도 가능하게 된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이야기다. ◇우림건설, “콘크리트 유해물질은 노(No)”=최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콘크리트 유해물질이 걱정된다면 단연 우림건설이 짓는 아파트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이 회사는 세계최초로 개발된 대나무숯보드에 대한 5년간의 독점적 사용권을 받은 상태로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착공한 아파트에 적용해오고 있다. 콘크리트 벽면에 도배를 하기 전 대나무숯보드를 바르는 방식으로 시공하면 유해물질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사 관게자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또 모든 아파트 현장에 포름알데히드 측정기를 도입해 아예 착공단계에서부터 유해물질 배출을 줄이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주공, “친환경으로 승부한다”=대한주택공사는 아파트의 친환경화를 통해 웰빙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를 위해 이른바 건강형 주택 모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 최근 주공이 개발한 자연형 환기시스템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아파트 발코니 외벽과 외부 새시에 환기구를 설치해 자연 대류작용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실내공기오염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마감재에 대한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마련해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자재만을 선별적으로 골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단지내 녹지공간 확충으로 통한 친환경화도 꾀하고 있다. 주공아파트는 공공성이 강한 만큼 상업성에 치중한 일반아파트와 달리 최대한 많은 녹지공간을 확보해 단지내 쾌적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LG건설, “스마트 아파트가 웰빙아파트”=LG건설은 첨단주거설비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입주자가 좀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각종 홈오토메이션화 아파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엔 실외에서도 원격제어를 통해 아파트내 설비를 원격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LG건설은 그밖에도 가습 및 공기필터링 기능을 갖춘 환기시스템을 개발하고, 입주자의 건강을 위한 단지내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등 다양한 차원에서 웰빙 마케팅을 접목시키고 있다. ■ 유해물질 아파트 발 못 붙인다 건강아파트 붐이 일면서 유해물질 배출아파트는 더욱 발 붙이기가 힘들게 됐다. 특히 5월말부터는 신규아파트의 실내공기 오염도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함에 따라 주택업계는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새 아파트의 오염도가 가이드라인에 못 미칠 경우 입주민과 소비자들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하기 때문. 정부는 지난 해 연말 100가구 이상 아파트는 실내유해물질의 농도를 측정, 입주민에게 60일 동안 공고하도록 하는 `실내공기관리법`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 오는 5월말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새 시행규칙은 오염물질, 측정방법 및 기관, 기준치 등을 규정하고 있다. 현재 선진국의 실내오염도 권장치는 유해 물질인 포름알데히드(HCHO)의 경우 일본은 0.08ppm, 미국 0.1ppm, 세계보건기구(WHO) 0.08ppm 이하. 하지만 국내 새 아파트 대부분은 입주 2~3개월이 지나도 많게는 선진국 권장치의 3~4배를 훌쩍 넘는 실정이다. 때문에 업계는 일방적 규정에 대해 “이를 지키기는 힘들다”고 볼멘소리다. 내장재 등에서 유해물질의 방출정도, 실제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결과와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규제안만 내놓을 경우 측정비용만 500~1,000가구 규모의 단지에서 1,500만원 이상 들게 된다는 것. 오존 등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경우 종류만 300여 가지에 달하고 인체 유해정도가 달라 일률적인 총량측정 등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또 법이 시행되는 5월말 이후 사업승인, 건축허가를 받는 아파트는 법적용을 받아 앞으로 설계 및 자재변경에 따른 추가비용도 업체들의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건자재 업체들이 오염물질방출을 줄이는 자재를 개발하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하지만 건설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자재 공급업체들을 지원해야 할 판”이라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상황이야 어찌 됐건 최근 웰빙 상품 붐이 있는데다 모 방송사에서 신축 아파트의 환경 유해물질 배출 관련 다큐멘터리가 방송 된 이후 업계의 이 같은 주장은 큰 설득력을 잃고 있다. 무엇보다도 입주자에게는 내가 살 집이 유해한 물질을 방출한다는 것에 대해 묵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부응, 주택공사는 자체적으로 그린환경시스템을 채택, 건강아파트의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택공사는 실내 마감재 오염물질 방출기준을 대폭 강화한 그린환경 시스템을 2004년과 2006년 2단계에 걸쳐 강화할 예정이다. 벽지는 2004년에는 포름알데히드 0.125(mg/㎡ㆍh) 이하, 휘발성 유기화합물 0.2 이하로 낮추고 2006년에는 각각 0.05, 0.1로 더 낮출 계획이다. 바닥재, 석고보드, 페인트, 접착제 등의 기준도 2004년 1단계 강화 이후, 2006년에는 2단계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선진국 및 국제기구 실내오염도 권장치 오염물질 일본 미국 WHO 포름알데히드(ppm) 0.08이하 0.1이하 0.08이하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400이하 300이하 -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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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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