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40대는 늦다/황필구 재은정보통신 사장

◎맨손 창업 3년만에 매출 30억 눈앞/가격경쟁 지양·서비스 전략으로 승부/1천여 업체 난립 통신망 부문서 우뚝황필구 (주)재은정보통신 사장(35)은 남들 앞에 별로 내세울 게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남들보다 집안이 좋은 편도 아니고 학벌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에 대한 열정만은 용광로같이 뜨겁다. 재은정보통신은 설립된 지 올해로 3년밖에 안되는 중소 정보통신업체. 근거리통신망(LAN)및 광역통신망(WAN)사업이 주된 아이템이다. 이 회사는 설립 첫해인 지난94년 4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15억원,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종업원 수는 33명 이다. 그나마 출발당시의 4명에 비해서는 8배이상이 늘어난 수준이다. 얼핏 보잘 것없어 보이는 자그마한 기업이지만 황사장에게는 소중하기 그지없다. 그가 맨주먹으로 세운 회사이기 때문이다. 황사장은 집안형편이 어려워 광운공고 재학시절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후 동양공업전문대학 통신학과를 다니면서도 중소 정보통신업체에 근무하며 학비를 벌었다. 지난84년 대학졸업후에는 막바로 국내 최초의 모뎀업체인 데이타 콤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89년에는 대신증권 전산운영팀으로 직장을 옮겼다. 그는 지난90년 설립된 대신정보통신으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을 한껏 발휘했다. 잡념없이 일에 푹 빠질 수 있었다. 『일하는 게 즐거웠습니다. 정말 헌신적으로 일을 했죠.』 그는 밤새 일에 매달리다 병원에 입원한 적도 여러 번있다. 목수술후 목에 깁스를 하고도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출장을 간 적도 있다. 그는 클라이언트환경하에서 운영되는 공중회선망인 「X­25」프로젝트를 외주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 2명과 함께 마칠 수 있었다. 그에게 창업의 계기를 부여해 준 것도 이 「X­25」였다. 대한페인트에 「X­25」망을 구축해 주고 나서 「나도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었다. 그는 94년3월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급한 성격덕분에 창업을 결심하는데는 보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회사문을 나오자 마자 단돈 1백만원을 가지고 사업에 매달렸다. 사무실에서 사용할 전화기는 집에서, 컴퓨터는 친구에게 빌렸다. 그는 초기부터 가격경쟁보다는 솔루션으로 승부를 걸었다. 고가전략을 쓰면서 고객들에 대한 최대의 서비스를 약속했다. 국내에서만 같은 업종의 업체가 1천여개가 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황사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고객들은 황사장의 정열과 성실을 신뢰했다. 재은정보통신은 동아증권, 수산청, 한솔제지(주), 한양대학교, 제일증권, 태양생명, 한라건설, 현대정보기술, 주택은행, 조흥은행등에 통신망을 구축해 주거나 납품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매년 주문이 늘어 한해평균 1백%이상의 성장을 이룰 수 있던 것도 고객들에 대한 신뢰를 심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직접 LAN장비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 일반가정 소비재부문의 아이디어상품도 다루고 싶습니다.』<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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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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