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장 교수는 6일 금융감독원 직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중국 등 개도국들이 제조업에서 무섭게 추격해오니 제조업을 버리고 금융과 같은 서비스업을 발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금융시장을 최대한 개방, 자유화해 한국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들어야 한다는 발상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산업은 하루 아침에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17세기 암스테르담, 18세기 런던, 19세기 뉴욕 등의 사례로 볼 때 진정한 금융 중심지는 강한 제조업 배후지가 있을 때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따라서 동북아의 금융 중심지는 상하이ㆍ도쿄가 될 것”이라며 “홍콩ㆍ싱가포르 등 2차 금융 중심지도 수백년 영국 식민지의 역사를 뒤에 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정으로 금융을 발전시키려면 외국에 의존하는 ‘허브’ 전략보다는 유치산업 보호를 통한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장 교수는 “금융은 인맥과 제도운영의 묘가 중요하기 때문에 제조업보다 육성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며 “미국 뉴욕주도 19세기 말 해외은행 지점 설치까지 금지해가면서 은행업을 육성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