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외에 내는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기업 등 수혜자에게 직접 걷는다는 부담금의 본래 취지 때문에 세금보다 저항이 훨씬 덜하지만 부담금 역시 최종적으로는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가파른 증가세는 물가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부담금이란 정부가 공익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개발사업 및 공공서비스 대가로 부과하는 준조세다. 환경개선부담금ㆍ과밀부담금ㆍ광역교통시설부담금 등이 대표적이다. 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부담금 수는 총 101개, 징수 규모는 15조2,7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0년 당시 부담금 수가 98개, 규모가 4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징수액이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국민 1인당 내는 부담금도 늘어 2002년 16만6,000원이던 1인당 부담금은 2004년 21만2,000원, 2007년 30만원, 지난해에는 31만4,000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부담금이 세금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갹출되는 성격을 지녔음에도 제대로 된 감시가 이뤄지지 않은 채 관성적으로 걷히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매년 부담금운용평가를 통해 정비를 한다고 하지만 한번 걷기 시작한 부담금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은 채 오히려 규모만 늘어나고 있다. 김유찬 홍익대 교수는 "조세보다 징수가 쉽고 관련 부처가 자율성을 갖고 있어 세금보다 오히려 준조세에 대한 부담이 높은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