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386 측근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열린우리당 이강철 상임중앙위원의 행보에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 위원은 현재 노 대통령과 흉금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시니어그룹 측근 중 핵심인데다 우리당과 청와대와의 `가교` 역할을 자임, 최근 여권내에서 정치적 위상이 부쩍 높아진 상태다. 이 탓에 그가 지난해 청와대 정무특보에 내정됐던 것을 빗대 일각에선 “DJ 정부 시절 박지원 비서실장에 버금가는 `왕특보` 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위원은 요즘 당 안팎의 모든 사안에 대해 목청을 높이고 있다. 그는 5일 일부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 권기홍 노동장관을 불러 대구 출마를 권유하는가 하면, 영입 대상 각료 및 청와대 비서진 명단을 별도로 작성해 11일 전당대회 후 새 지도부와 함께 청와대에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및 경제특보 임명 과정에 개입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 위원은 “각료들을 차출할 생각이 없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원론적인 얘기”라고 거침없이 노 대통령의 의중까지 해석한다.
이 위원은 또 최근 우리당 당직자 인선에 대해 “이상수 의원과 이재정 총무위원장이 당직자 인사에 너무 심하게 개입했다”며 전당대회 후 인사 개편을 주장했다.
6일에는 “현 지도부가 당을 무기력하게 이끌었다“며 “현 지도부는 전당대회 후 2선으로 물러나고 새 진용을 갖춰 신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도부 용퇴론을 펴기도 했다.
이 위원은 그러나 `왕특보`라는 지적에 대해선 “묵묵하게 일만 해온 만큼 그런 얘기는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며 “하지만 앞으로 행보에 더욱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