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너바나'

「지중해」를 만들었던 이탈리아의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이 만든 SF영화 「너바나」는 불확실하고 암울한 마래사회를 그렸다는 점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의 후예라 할 수 있으나 지나치게 산만하고 어리숙한 점이 눈에 거슬린다.제목으로 차용된 「너바나」는 「니르바나」라는 음역으로 잘 알려진 범어로 「열반」 또는 「해탈」이라는 뜻. 영화제목으로 왜 「너바나」라는 발음을 사용했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영화의 핵심은 컴퓨터게임 속의 주인공 솔로(디에고 아바칸튜오니)가 자의식을 갖게된 나머지 게임프로그래머 지미(크리스토퍼 램버트)에게 자신의 존재를 지워달라고 항의하는 내용이다. 인조인간이나 로봇이 인간에 대든다는 플롯이 지겨워졌는지 영화는 게임 속의 가상인물에 생명을 부여한 것이다. 지미는 악전고투 끝에 솔로가 등장하는 게임 「너바나」를 삭제하는데 성공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남는 것은 상상력의 빈곤에 대한 불평이 아니라 상상력의 투박함에 대한 짜증이다. 영화 속에는 미래사회에 대한 몇가지 코드가 등장한다. 미래사회의 해커들은 두뇌조직을 컴퓨터망에 연결해 정보를 도둑질하는데, 방어망에 걸리면 뇌조직이 녹아버린다. 여기까지는 괜 은데, 미래사회의 불확실성과 혼돈을 동양적인 배경에서 찾는게 눈에 거슬린다. 미래도시의 할렘가라 할 수 있는 뒷골목에는 아랍, 인도등 온통 아사아권 일색이고, 컴퓨터게임 속의 배경도 낙후된 중국인 거리나 야쿠자들이 날뛰는 세상이 펼쳐지는게 요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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