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兵聞拙速 未睹巧之久也 (고병문졸속 미도교지구야).
‘고로 군대의 운용은 졸속으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는 것은 들어보았지만 교묘한 술책을 동원해 오래 끌어야 좋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졸속이란 불비한 점이 있으나 속히 결말을 짓는 것이다. 어떤 원칙에 맞춰 빨리 끝내는 신속과는 차이가 있는 말이다. 졸속이 그리 바람직한 개념은 아니나 손자병법 작전(作戰)편에 보이는 위 구절은 그래도 이득 없이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낫다는 점을 일러준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부분 벙커 샷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린 주변 벙커에 빠지면 1~2타는 까먹을 것으로 지레 겁을 집어 먹는다. 그러면서도 ‘안 빠뜨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벙커 샷 연습은 아예 할 생각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빠지고 나면 어떻게 해서든 빨리 상황을 모면하고자 샷이 급해지고 서너 번 시도에도 탈출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벙커 샷은 ‘졸속’으로라도 공식처럼 외울 것을 권한다. 물론 원리와 원칙을 이해하고 그대로 실행하면 가장 좋겠으나 아예 두려워하거나 포기하는 것보다는 졸속이지만 방법을 익히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벙커에서의 샷은 원리 따지지 말고 기본적인 형태만 기억해 두면 어렵지 않게 탈출할 수가 있다. ▦왼발 뒤꿈치 앞에 볼을 위치시키고 ▦헤드페이스를 열어준 뒤 ▦볼의 뒤쪽 5㎝ 지점을 내려치되 ▦스윙의 크기와 파워는 핀까지 20m 거리일 때 잔디에서 40m 보낼 수 있는 크기로 하며 ▦자신감 있게 휘둘러 주는 것이다.
기본 형태를 마음 속에 새겼다가 상황에 따라 페이스 각도와 스윙 크기, 내려칠 모래의 위치 등을 조금씩 조절하면 스코어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유응렬 MBC-ESPN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