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5월 16일] 건국 60주년 맞는 이스라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건국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예루살렘을 방문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강력한 국가들과 어깨를 견줄 만한 힘을 가진 나라다. 그렇기에 부시 대통령의 방문은 많은 의미를 갖고 있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중동을 헤집어놓았던 부시 대통령에게 “미국의 지지가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이기는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의 국익에 도움이 될 이야기는 아니다. 부시 대통령은 아랍 등 모슬렘 지역을 상대적으로 괄시해왔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4년 4월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서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보증하기까지 했는데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관계회복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같은 미국의 태도가 이스라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 부시 대통령은 오슬로협정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에도 표면적으로는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스라엘이 1967년 ‘6일전쟁’으로 차지한 땅을 되돌려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구팽창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를 시행해야 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문제는 대부분의 이스라엘인들이 분할 방안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지도자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이츠하크 라빈 전 이스라엘 총리는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을 되돌려주려 한 바 있다. 하지만 라빈 전 총리가 이슬람 과격파에 의해 암살당한 탓에 앞으로 또 누가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물론 이스라엘의 대내적인 민주주의는 이웃 아랍 국가들이 배울 만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계속 불만을 쏟아낸다면 평화는 점점 멀어질 뿐이다. 올메르트 총리는 오슬로협정뿐만 아니라 1978년 이집트와의 평화협정 당시 부정부패로 비난을 받자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협정을 이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적대국들과 부대끼면서도 발전해왔다.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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