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하우/신명호 주택은행장(로터리)

이번에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OECD에 가입하게 되었다.OECD가입은 먼저 우리의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등 전분야에서 국가선진화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반면에 개방 및 자유화의 확대로 우수한 선진국의 산업 및 기술과 경쟁해야 되는 부담도 뒤따른다. 급속히 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작은 부문에서부터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몇달전의 일이다. 나는 주택은행의 TV광고 CF에 은행장으로서 직접 출연하여 촬영에 임한적이 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CF 촬영에 필요한 기기인데 이는 국내에 1∼2대 밖에 없는 고가로 수입된 최첨단 기기라고 하였다. 그런만큼 촬영이 이전같지 않게 한결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벌어졌다. 그날 아침부터 그 컴퓨터 촬영소에 나가서 기다렸는데 다름아닌 촬영기사의 조작미숙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촬영기기는 비싸고 우수한 제품이었지만 이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심한 생각까지 들었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경쟁력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첨단제품을 들여다 놓으면 금방 선진국의 문물을 접하게 되는 것 같지만 여기에 걸맞는 전문기술과 노하우의 습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아무 소용이 없다. 흔히 대외적으로 경쟁력이라 하면 제조업이나 생산 부문에서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21세기를 앞둔 지금은 어느 한 부문의 경쟁력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최근 행정규제 완화 등과 관련하여 화이트칼라 경쟁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서비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의 발달로 금융거래는 하루가 다르게 신속·간편해 지고 있다. 집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전자금융 업무도 보편화되어 간다. 인터넷의 이용급증에 부응하여 주택은행도 인터넷을 통한 은행홍보를 시작하였다.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해박한 지적이 필요하며 또한 꾸준한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이기에 기술개발의 중요성은 더욱 커 보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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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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