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자금조달시장 기능 변질

코스닥기업들이 올들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신규투자ㆍ원재료구입 등 `성장과 투자`를 위한 자금마련보다는 채무상환ㆍM&A(기업 인수ㆍ합병) 등의 수단으로 변질돼 주주들의 주식가치를 희석 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7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5일까지 코스닥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총 3조1,718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12% 가량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이 1조6,3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1% 늘었지만, 사채발행은 1조5,346억원으로 28%가 감소했다. 특히 3자 배정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1조1,556억원(134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세 배 가량 늘면서 전체 자금조달의 36%,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일반공모도 1,190억원(41건)으로 지난해 보다 세 배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3,626억원(67건)으로 34%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주배정이 줄고 3자 배정과 일반공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자금조달 시장이 변질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기존 주주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저가 물량이 신규로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륭텔레시스는 5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액면가에 2,700만주의 물량을 쏟아냈고, 트래픽ITS는 3,110원, 2,660원, 2,200원 등 발행가격을 낮춰가며 500만주를 발행했다. 아이트리플도 5번이나 증자를 했고, 자네트시스템ㆍ아이엠알아이ㆍ피코소프트ㆍ한빛네트ㆍ씨모스 등도 세 번의 증자를 통해 저가 물량을 대량으로 발행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지난해는 CBㆍBW 등 주식관련 사채 발행이, 올해는 3자 배정유상증자가 유행”이라며 “낮은 주가에 증자를 하는 기업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은 지난해보다 60% 가량 줄어든 1조5,346억원을 기록했다.이중 회사채가 80%를 차지했고, CBㆍBW는 지난해보다 80% 가량 줄어든 1,693억원과 938억원에 그쳤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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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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