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생명보험사중인 AIG생명만이 유일하게 지점 형태의 영업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는 외국계 생보사가 지점 형태로 영업을 할 수 있고, 점포 증설도 자유로운 것은 계약자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 메트라이프, ING생명 등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생보사 10개중 미국계 회사인 AIG생명만이 미 본사의 한국지점 형태로 영업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9개사는 모두 진출 때부터 자본금을 투입, 현지법인으로 들어왔거나 지점에서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외국 보험사가 한국 시장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최소 30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 하지만 지점 설치는 영업 기금 30억원만 있으면 된다.
AIG생명은 87년 한국 지점으로 출범했지만 지난 2004회계연도(2004.4~2005.3) 기준 자산규모 2조3,140억원, 수입보험료 1조4,130억원에 달하며 9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국적으로 55개 점포가 있으며 생보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2.7%에 달한다.
이와 관련 생보업계 일각에서는 “한해 동안 점유율이 1% 가까이 고속성장 하는 회사가 여전히 지점 형태로 남아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최근 들어 공격적인 영업으로 볼륨을 키우고 있는 AIG생명이 지점으로 남아있는 것은 계약자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점 형태로 진출한 외국계 생보사는 보험업법상 책임준비금에 해당하는 자산을 국내에 보유하도록 의무화 해놓고 있기 때문에 계약자 보호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AIG생명은 자산운용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이 책임준비금 상당액의 국내 의무 보유 조항도 폐지해 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IG생명 관계자는 “지점 설치때부터 100억원의 영업기금으로 출발해 현재 영업 규모에 맞게 이를 895억원으로 늘렸다”며 “현지법인 전환 문제 역시 내부에서 제기돼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