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어부는 학벌이 좋은 어부가 아니라 고기를 잘 잡는 어부다.」김재철 신임 무역협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마치 오랜 기간 별러 왔다는듯 대대적인 체질 개선작업에 나서고 있다.
무역협회 전 직원은 2일 오전 8시30분 이전에 출근했다. 金회장의 취임후 첫 조회때문이었다. 또 金회장이 취임이후 업무파악을 위해 줄곧 7~8시까지 자리를 지키자 임원, 주요 부서장 및 직원들도 덩달아 퇴근을 늦추고 있다. 그동안 「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을 정확히 엄수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무협 직원들도 아직까지 아무 말 못하고 근무시간 연장(?)을 받아들이고 있다. 무협 노조에서도 아무런 토를 달지 못하고 있다. 金회장 취임이후 무협 임직원들의 긴장도를 실감케하는 사례다.
金회장이 최우선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능력에 따른 발탁인사.
2일 회장 취임후 처음 갖는 조회에서 金회장은 전 직원에게 『업무를 많이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성과가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회는 앞으로 직원들의 경력여부,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능력있는 직원을 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라는 조직이 갖고 있는 연공서열 중심의 느슨한 인사체계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金회장은 취임직후 가진 임원회의에서도 『인사와 관련, 외부 청탁이 들어오면 본인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을 각오하라』고 엄포를 놓았으며, 노조와의 면담자리에서는 『합금이 순금보다 강하다』며 능력있는 외부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뜻을 밝혔다.
이미 무역협회 자회사인 코엑스(COEX) 사장에 외부인사인 안재학(安在學) 전 삼성전자CIS총괄사장을 선임했으며 협회 살림 및 인사, 향후 사업전략 등을 전담하는 총무부장과 기획실장 자리를 놓고도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이를 인사에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金회장이 협회 조직을 독려하고 질책하는 강도만큼 협회 임직원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金회장 취임 보름여만에 무협 직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협회조직의 나사를 조이는 소리가 탱크소리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김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