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학기 대학가 새 풍속도…'투자·취업' 동아리 高학번 북적

가입자격 아예 3~4학년으로 제한하기도…신입생 모집 동아리는 지원자 적어 '울상'

군대까지 갔다 온, 졸업을 앞둔 대학 ‘고학번’들이 동아리 문을 두드리고 있다. 증권 투자 등 재테크와 취업 관련 동아리들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에 따라 새학기를 맞은 대학가에서는 신입생을 모집하는 동아리는 썰렁한 반면 재테크ㆍ취업 관련 동아리는 고학번 학생들이 북적거리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복학한 연세대학교 3학년 박모(24)씨는 최근 교내 투자 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 묵혀뒀던 경영학 전공 서적을 다시 꺼냈다. 김씨가 가입하려는 동아리는 자체 펀드를 운용하는 동아리로 회계원리 및 재무관리를 공부한 3ㆍ4학년 학생만 가입할 수 있다. 이 동아리는 증권회사의 후원으로 각종 교육 기회도 풍부해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는 박씨가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박씨는 “취업에 도움이 되는 주식 투자경험을 쌓고 고학번의 외로움도 달래기 위해 동아리 가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삼성증권에 입사한 이재권(27)씨는 성균관대학교 가치투자 동아리 ‘스타’ 출신이다. 원래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던 이씨는 대학 3학년 때 투자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며 진로를 바꿨다. 이씨는 “졸업을 1년 앞두고 진로를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고민 끝에 가입한 투자 동아리 활동에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금융계에 진출해 있는 선배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고 입사 후에도 기업분석 등 동아리에서 배웠던 지식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2일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전국 대학 중 재테크 관련 투자 동아리가 있는 학교는 50여개에 달한다. 동양종금은 3년째 이들 중 20개 동아리를 선별해 후원하고 있다. 동양종금의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와 금융권 취업에 관심이 높아진 대학생들에게 투자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한편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후원을 시작했다”며 “최근 고학번들이 주축이 된 재테크 관련 동아리들이 대학가에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새학기를 맞아 신입생을 모집하는 기존 동아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해 달라진 대학 세태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지역대학동아리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대학 1학년 때 학점을 잘 받지 못하면 원하는 학과에 갈 수 없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동아리에 가입하려는 신입생도 적고 가입했다가도 금방 탈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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