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집에 가서 애나 봐라", "자고로 모든 문제는 여자 때문에 발생한다"
시대 착오적인 성차별 발언이 공공연히 행해지는 곳은 다름 아닌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실시하는 대학평가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된 한 유명 사립대 강의실이다.
21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의 `성희롱 및 성폭력상담소'가 최근 제주에서 열린 2006년 전체교수 세미나에서 공개한 지난해 강의평가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전교생이 작성한 강의평가 내용 가운데 교수의 ▲여성비하 발언 ▲남녀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담긴 발언 ▲성적농담 및 음담패설 등이 문제라고 지적하는내용이 많았다고 성폭력상담소는 밝혔다.
강의평가서에 따르면 일부 교수들은 "여학생은 발표할 때 빨간색 짧은 치마를 입고 와야지"라거나 "방금 발표한 여학생의 목소리가 교태 넘쳐 좋았다"와 같은 위험수위를 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학생이 많은 곳에서 "여기 물 좋네"라고 하거나 "희소가치가 높은 게 뭐냐"라고 질문을 던지고는 한 학생이 농담삼아 `여자'라고 답하자 "아니다. 처녀다"라며 상식 이하의 답을 제시한 교수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너네 어머니도 유방이 크냐" 등 교수 자질이 의심되는 명백한 언어 성폭력을 저지른 교수도 있었다고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전했다.
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세미나에서 교수들에게 "예전에는 무심코 농담삼아 던진말이 이제는 성희롱이나 성폭력으로 간주된다"며 "학교 안에서도 언행에 조심하지않으면 스승이 아니라 `파렴치한'으로 몰릴 수 있다"며 따끔하게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