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경제, 25년 전 일본 거품붕괴와 닮았다"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2·4분기 성장률 발표에도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월가 등 해외 금융가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섬뜩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경영컨설팅 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와 다국적은행 HSBS홀딩스는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의 현재 상황이 거품붕괴 직전인 1990년의 일본과 너무 흡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고속성장 이후 경제위축과 과열증시의 급속한 냉각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닮았다는 진단이다.


월가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퍼싱스퀘어캐피털의 윌리엄 애크먼 창업자는 15일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 상황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미국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평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07% 수준에 이르는 국가부채를 비롯해 그림자금융의 팽창 등 중국의 현실이 그리스보다 훨씬 큰 위협 요인이라는 것이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도 중국의 저성장 고착화를 걱정했다고 한다.

관련기사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는 진작부터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목소리는 이전과 다른 차원으로 들린다. 부동산에 이어 증시마저 흔들리면서 거품붕괴 직전이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신뢰의 위기다. 2·4분기 성장률이 나오자 해외는 물론 중국 내에서조차 '통계를 믿기 어렵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상하이종합지수도 발표 당일 3%나 떨어졌다.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만하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침체는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대중(對中)수출 둔화라는 해외 보고서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시나리오별 대비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