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퍼싱스퀘어캐피털의 윌리엄 애크먼 창업자는 15일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 상황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미국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평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07% 수준에 이르는 국가부채를 비롯해 그림자금융의 팽창 등 중국의 현실이 그리스보다 훨씬 큰 위협 요인이라는 것이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도 중국의 저성장 고착화를 걱정했다고 한다.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는 진작부터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목소리는 이전과 다른 차원으로 들린다. 부동산에 이어 증시마저 흔들리면서 거품붕괴 직전이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신뢰의 위기다. 2·4분기 성장률이 나오자 해외는 물론 중국 내에서조차 '통계를 믿기 어렵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상하이종합지수도 발표 당일 3%나 떨어졌다.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만하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침체는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대중(對中)수출 둔화라는 해외 보고서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시나리오별 대비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