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 유럽 및 미국의 강력한 지원사원을 받고 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신흥국들이 차기 IMF 총재로 유럽인을 거부하고 있고 사공일 무역협회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윤 장관은 27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갖고 "신흥국가들은 단지 그가 유럽인이기 때문에 (IMF 총재로) 반대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FT가 이날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윤 장관은 "그녀가 매우 강력한 후보로 훌륭한 IMF 총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과 브라질ㆍ인도ㆍ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는 지난 24일 공동 성명을 통해 그간 유럽인이 IMF 수장을 맡아온 관행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하며 라가라드 장관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FT는 이와 관련, IMF 총재로 또 다른 유럽인을 바라는 윤 장관의 입장은 브릭스의 입장과는 완전히 대비된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한국 정부가 라가르드 장관에 대해 우호적이지만 차기 IMF 총재 후보 등록 마감시한인 다음달 10일이 지나야 정부가 특정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를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퇴임을 앞둔 장관들을 초청해 가진 만찬에서 윤 장관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어려운 때 중책을 맡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훌륭히 치러냈다"며 "이미 국제적인 인물이 됐기 때문에 힘을 쓰면 IMF 총재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