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톰과 도요타

`우주소년 아톰이 도요타 자동차의 판매를 늘린다` 전자는 애니메이션의 신(神)으로 추앙받는 데츠가 오사무의 대표작, 후자는 세계 2위의 자동차 브랜드다. 둘 다 일제란 점을 빼면 뚜렷한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등 문화상품의 보이지 않은 가치를 강조하는 옹호론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아톰이 도요타 판매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들의 주장은 만화ㆍ애니메이션ㆍ영화ㆍ공연 등의 문화상품은 자체로서의 상품성 외에 그 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해당 국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데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 또 그런 긍정적인 이미지는 부지불식간에 해당 국가의 다른 상품 판매에 일조하게 된다는 논리다. 이런 주장을 증명할 데이터는 없지만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이에 어느 정도는 동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로봇 산업에 대해 문외한인 기자가 소니가 사람의 동작과 말을 흉내내는 지능형 로봇 `아시모`를 개발했다는 외신을 접했을 때 “일본은 역시 로봇 강국”이란 등식의 연상으로 이어진 것도 어쩌면 서로 무관한 아톰과 아시모의 이미지가 순간 오버랩 된 탓일 듯 싶다. 최근 동아시아 전반에 `한류(韓流)`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가 반가움을 느꼈던 것도 문화 코드로서 엔터테인먼트 상품 하나가 갖는 이 같은 파급력을 기대한 이유가 크다. 실제 외국인 전용 모텔측에 따르면 최근 배용준과 원빈, 장동건을 보러 패키지 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타이완 아줌마들로 방이 차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니 그 영향력이 실감된다. 이와 관련된 반가운 뉴스를 얼마 전 또 접했다.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유명한 이현세씨의 만화들이 한국 만화로서는 처음으로 곧 미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라는 것. `천국의 신화`를 비롯해 4 작품이 일단 수출되고 시장 상황을 봐가며 작품 수를 늘려 나간다고 한다.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 만화에 열광하게 된다고 해서 현대의 소나타 판매가 곧바로 수직 상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커서 처음 마이카를 고르러 딜러샵에 들렀을 때 현대나 기아, 대우차를 보고 “아! 메이드인코리아(made-in-Korea)지”하고 한 번 더 관심을 갖는 계기는 충분히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창익기자(국제부)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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